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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4일] 야당 무시하고 조롱하는 여권의 오만과 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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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4일] 야당 무시하고 조롱하는 여권의 오만과 독선

입력
2014.04.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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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와대나 새누리당은 너무 오만하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비록 정치경력이 일천해도 의석 43%(130석)를 차지한 제1야당의 수장인데도 무시하고 조롱하기 일쑤다. 안 공동대표가 지난달 30일 기초공천 문제를 논의할 여야 영수회담을 요구했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청와대도 묵묵부답이다. 고려할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한 것처럼 비쳐진다. 기초공천 폐지는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이 공약했다가 최근 번복했기 때문에 회담 제의를 그냥 묵살할 것은 아니다. 최소한 '한다', '안 한다'는 답은 해야 하며, 회담을 거부할 경우 그 이유를 밝히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여권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사과하는 방안을 택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우리가 보기에도 미흡했으니, 다음날 야당 대표연설에서 안 공동대표가 '대리 사과'를 문제 삼은 것은 당연했다. 이에 최 원내대표는 현장에서 "너나 잘해"라고 고함을 질렀고, 대변인은 본회의 후 브리핑에서 "하룻강아지가 범에게 달려드는 무모함"이라고 조롱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대화와 타협은 고사하고 예의마저 지키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는 이유는 박 대통령의 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국가기관 선거개입 사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불법 유출 의혹,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뒷조사 논란이 불거지고, 올해 들어 국정원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이 터졌지만 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60% 안팎으로 견고하다. 경제민주화나 복지확대, 국민대통합 등 주요 대선공약을 후퇴시켰을 때 일시 40%대를 기록한 적도 있었지만, 이내 50~60%로 회복하곤 했다. 어떤 일이 터져도 지지층이 강고하게 뭉쳐있어 상관 없다는 오만이 여권 수뇌부의 독선을 부르고 있는 듯싶다.

민심은 권력의 행태를 잘 읽고 있다. 지금처럼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이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고 무시하고 조롱하는 행태는 스스로 주장하는 '비정상의 정상화'와도 한참 거리가 있다. 우리 국민은 특히 권력의 오만과 독선에 냉정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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