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구들장 논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올랐다. 우리나라 농업유산 중에선 첫 등재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등재는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오랫동안 일궈온 우리나라 농업유산을 전세계가 함께 보전하자고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FAO는 2002년부터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농업시스템, 생물다양성과 전통농업지식 등을 보전하기 위해 GIAHS 제도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기준 11개국 25개 농업유산이 GIAHS에 등재돼 있다.
청산도(전남 완도군)의 구들장 논은 전통온돌 방식인 구들장과 닮은 구조물을 논바닥 밑에 설치해 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한 논이다. 큰 돌과 작은 돌을 쌓은 뒤 널찍한 구들을 놓아 관개시설(통수로)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다져 조성한다. 언뜻 보면 계단식 논과 비슷하다. 경사가 심하고 물이 부족한 섬의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려던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보존 가치도 뛰어나다. 돌을 쌓아 계단식 논을 만들어 경작지가 부족한 청산도의 토지 가용면적을 극대화했고, 일반 계단식 논과 달리 차별화한 농업관개시스템을 적용했다. 생물다양성 측면에선 주변산림과 평지의 일반 논을 연결하는 생태순환지대 역할을 담당한다.
제주의 밭담 시스템은 삼다도란 별칭처럼 지천에 깔린 돌을 농업에 활용한 유산이다. 가족단위 경작 과정에서 나온 돌을 밭 주위에 쌓으면서 제주 전역에 걸쳐 형성됐다. 바람과 동물의 습격을 막고, 수분을 유지해줄 뿐 아니라 경계를 명확히 해 재산권 다툼도 막았다. 해안가부터 중산간까지 제주를 띠처럼 두르고 있어 제주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문화경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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