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정폭력 시달려 한국 온 아내 살해하려한 대만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가정폭력 시달려 한국 온 아내 살해하려한 대만인

입력
2014.04.03 08:53
0 0

1999년 필리핀 어학연수때 처음 만나 지난해 국제결혼에 골인한 대만인 J(34)씨와 한국인 A(36ㆍ여) 부부. 15년을 이어온 이들의 애정관계는 결혼 후 1년 만에 가정폭력으로 인한 결별과 살인 미수사건으로 막을 내렸다.

대만에 살던 J씨는 지난달 22일 인천공항에 발을 디뎠다. 방한 목적은 단 하나, 가정폭력 때문에 결별을 선언하고 지난 2월 한국으로 돌아온 아내를 살해하는 것이었다. 고향 후배 K(32)씨까지 끌어들였다.

살해 계획은 치밀했다. J씨는 입국 닷새 뒤인 27일을 ‘실행일’로 잡고 범행 하루 전날에는 아내를 납치해 끌고 가기로 계획했던 경기 광주시의 야산을 답사했다.

J씨와 K씨는 27일 오후 10시10분쯤 서울 석촌동 주택가의 한 식당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A씨를 강제로 차에 태웠다. 인적이 드문 도로에 차를 대고 준비한 테이프와 끈으로 A씨의 입을 막고 손발을 묶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A씨의 휴대폰을 버렸다. J씨는 “납치할 때 누군가 본 것 같다. 도저히 더는 못하겠다”는 공범 K씨를 보내줬다.

야산으로 향하던 J씨는 중간에 차를 대고 “나와 왜 헤어지려 했느냐”며 A씨를 수 차례 구타했다. 시간을 벌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한 A씨는 “안아줘, 신고는 하지 않을게”라며 이성을 잃은 남편을 달랬다. 납치 당시 딸의 비명을 듣고 집에서 뛰어나온 A씨의 아버지는 차량 번호를 보고 신고했고, 경찰은 이동 경로를 추적한 끝에 현장을 덮쳤다.

지난해 8월 화촉을 밝힌 이들 부부는 대만에서 살림을 꾸렸으나 J씨는 결혼 뒤 돌변했다. 술만 마시면 아내를 두들겨 팼고, 갖은 욕설로 정신적 학대를 가했다. 참다 못한 A씨는 이혼을 통보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J씨는 결국 범행 6시간 만에 체포됐다. 공범 K씨도 강동구 천호동의 모텔에 숨어 있다가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둘을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J씨는 “아내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을 뿐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비닐테이프로 아내의 입을 막아 질식사시키려던 그였다. 경찰 조사때도 탈진해 병원에 있는 아내의 상태를 묻진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