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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작전 실패, 헐크의 선택은 정말 잘못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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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작전 실패, 헐크의 선택은 정말 잘못됐을까

입력
2014.04.0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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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56) SK 감독의 작전을 두고 말들이 많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이기고도 지고도 유독 이 감독에게만 초점이 맞춰진다. 물론 승패의 책임은 감독이 진다. 그러나 감독으로서는 승부처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야구는 확률 게임이며 높은 확률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1, 2일 잠실 LG전에서 나온 이 감독의 작전은 해 볼만 했다. 먼저 1일 6-5로 앞선 6회초 무사 1ㆍ2루에 3번 최정이 타석에 섰다. 이 때 이 감독은 희생번트를 지시했고, 최정은 번트를 성공했다. 조금이라도 득점 확률을 높여 추가점을 내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지난 시즌 득점 확률 통계에 따르면 무사 1ㆍ2루는 64.4%, 1사 2ㆍ3루는 68.9%다. 지난 5시즌을 통틀어봐도 1사 2ㆍ3루 득점 확률이 높았다.

이 감독이 추가점에 얽매이는 이유는 김기태 LG 감독의 미묘한 관계도 담겨 있다. 2012년 9월12일 양 팀의 대결에서 이 감독의 잦은 투수 교체에 불만을 품은 김 감독이 투수를 대타로 타석에 내보내 삼진을 당하게 했다. ‘경기 포기 사건’이다. 둘은 앙금을 풀었다고 하지만 감정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이후부터 단기전을 방불케 하는 양 팀의 승부가 펼쳐졌다.

간판 타자 최정의 번트 지시도 반드시 승리로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승을 위해서라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대호(소프트뱅크)도 번트를 댔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비난이 두려워 번트를 대지 않으면 팀은 진다”고 말했다. 감기 몸살로 제 컨디션이 아닌 최정은 낯선 번트도 잘 댔다. 최정의 센스가 돋보인 순간이었다. 비록 4번 강타자 루크 스캇이 해결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승부를 걸어볼 만한 판단이었다.

이후 6회말 무사 1ㆍ3루 위기에서 진해수가 8번 조윤준을 상대할 때 이 감독은 풀카운트로 몰리자 선발 출전했던 조인성 대신 정상호를 넣었다. 한 타자와의 상대가 모두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포수를 교체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다. 이 감독은 “흐름을 끊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고 설명했다. 농구로 치면 포수 교체가 흐름을 끊는 작전 타임이었던 셈이다. 포수를 바꾸자마자 진해수가 투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송구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며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튿날에는 3-1로 앞선 6회말 1사 만루에서 이 감독은 투수 교체 없이 선발 윤희상을 밀고 갔다. LG는 9번 포수 조윤준 자리에 왼손 김용의를 대타로 썼다. 이 때 윤희상의 투구 수는 96개. 왼손 진해수 카드를 고려할 수 있었지만 제구가 불안한 진해수보다 윤희상을 택했다. 더구나 윤희상은 김용의에게 경기 전까지 10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강했다. 또 스스로 위기를 넘기도록 해서 선발승 요건을 채워주고 싶었다. 결과는 비록 동점 적시타를 맞았으나 이 감독 입장에서는 타당한 판단을 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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