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진성(29)이 먼 길을 돌아 마침내 마무리투수로 안착했다. 올 시즌 첫 등판부터 세이브를 수확하며 지난해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3㎞에 그쳤지만 돌덩이처럼 묵직했다. 주무기 포크볼의 구위 또한 업그레이드됐다.
김진성은 지난 2일 광주 KIA전에서 8-7로 맞선 연장 10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선두 타자 김민우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6번 브렛 필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7번 안치홍과 8번 차일목을 각각 삼진,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김경문 NC 감독은 “김진성이 어려운 세이브로 팀을 구했다”고 칭찬했다.
이날 값진 세이브로 1년 전 악몽을 떨쳤다. 김진성은 지난해 4월3일 롯데와의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연장 10회 등판해 1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으로 패배를 떠안았다. 첫 테이프를 잘못 끊은 탓에 4월 한 달간 8경기에서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50으로 부진했다. 5월 들어서는 신예 이민호(21)에게 마무리 보직을 넘겼다. 자신의 자리를 잃은 김진성은 결국 1승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76으로 고개를 숙였다.
김진성은 굴곡 많았던 야구 인생을 딛고 2012년 NC 마무리 투수로 퓨처스리그에서 4승1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14로 입지를 다졌지만 정작 그토록 기다렸던 1군 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지난해 실패를 거울 삼아 보직에 대한 부담은 묻어뒀다. 단지 자신의 공만 믿고 던진다는 생각만 했다. 김 감독은 “자신감을 갖고 던지면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그 결과 올해 시범경기에 3차례 나가 3이닝 무실점 1세이브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물론 시범경기는 페넌트레이스와 같은 긴장감은 없지만 김 감독은 계속 김진성을 내보내며 마무리로 재신임을 했다. 그리고 다시 제 자리를 찾은 김진성은 올 시즌 팀의 첫 승을 자신의 손으로 지켰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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