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1억3,000만 달러 짜리 선구안’으로 승리 타점을 올렸다.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3일(이하 한국시간)열린 메이저리그 텍사스와 필라델피아의 경기.
텍사스는 9회 초까지 1-3으로 뒤지다 아웃 카운트 3개를 남겨두고 뒤늦게 방망이가 터져, 3-3 균형을 이뤘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추신수(32)가 타석에 섰다. 추신수는 상대 마무리 투수 조나단 파벨본(34)의 초구에 힘차게 방망이를 내밀었지만 헛스윙. 2구 볼에 이어 3구는 파울. 투 스트라이크 원 볼로 절대적으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그러나 4구째 바깥쪽으로 살짝 빠진 직구를 잘 참아낸 추신수는 5구째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도 속지 않았다. 9회말 투 아웃 2사 만루에 풀카운트. 단 1개의 공으로 희비가 엇갈릴 상황이었다. 심호흡을 가다듬은 추신수는 6구째 파벨본의 바깥쪽 높은 직구에 미동도 하지 않았고, 오른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텍사스의 4-3 승리. 추신수가 전날 결승 득점에 이어 이날은 끝내기 타점으로 이틀 연속 팀을 구했다. 1루를 밟은 추신수는 텍사스 이적 후 처음으로 동료들의 끝내기 세리머니를 받았다.
추신수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은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끝내기 홈런이 3번, 안타가 두 번으로 통산 6번째 끝내기 타점이다. 전날 안타 2개를 치고 4차례나 출루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추신수는 이날도 1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볼카운트 1-1에서 7구째 체인지업을 받아 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후속 엘비스 안드루스의 연속 안타로 텍사스는 무사 2ㆍ3루의 황금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이후 세 타석에서 안타 없이 실책으로 한 번 더 출루했던 추신수는 9회 마지막 찬스에서 영웅이 됐다.
텍사스의 간판 톱타자로 자리매김하며 7년 1억3,000만달러(약 1,370억원)의 몸값이 거품이 아님을 개막 3경기 만에 입증했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2할7푼3리(11타수 3단타)가 됐다. 추신수는 경기 후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상대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 9회 3점을 뽑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타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보인 덕분에 가능했다”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홈 개막 3연전을 2승1패로 마친 텍사스는 3일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로 이동해 탬파베이(4∼6일), 보스턴(7∼9일)을 상대로 원정 6연전을 벌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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