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 무인기 파장] 미국 전문가들 "카메라 달린 모형기 수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 무인기 파장] 미국 전문가들 "카메라 달린 모형기 수준"

입력
2014.04.02 12:00
0 0

"실시간 영상 송ㆍ수신이 불가능하고 해상도 역시 구글(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받는 것(위성사진)보다 낮다. 군사나 테러, 정찰 목적에 적합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달 24일과 31일 파주와 백령도에서 잇달아 발견된 북한제 추정 무인항공기의 기술 수준에 대해 2일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또 "기체 역시 고도 조정조차 불가능한 조악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요컨대 우리 대공 방어망에 구멍을 뚫은 신형 무기치고는 그 성능이 초보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부 해외 전문가들의 평가도 비슷하다. 미국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도 무기급에 한참 못 미치고 정찰 기능도 첨단과 거리가 먼 '모형기'나 '골동품'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를 계기로 북한의 군사력 수준을 기대 이하로 평가하려는 분위기까지 생길 정도다.

미국 NBC방송은 1일 백령도 추락 무인기에 대해 "모형 비행기에 카메라를 얹힌 수준"이라며 "전문가들은 북한의 군사기술이 진전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여긴다"고 보도했다. 민간 정보업체 '올소스 어낼러시스'의 수석 분석가인 조지프 버뮤데스도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를 카메라 달린 '모형 비행기'로 생각하면 된다"면서 "북한 무인기는 과거 시리아 등지에 판매된 서방 국가의 구형 무인기 기술을 토대로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수의 미 언론은 이번 무인기만으로 북한의 군사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데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휴전선 일대에 무인기를 배치해온 것으로 한국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핵확산억제ㆍ군축 연구팀장도 "북한이 내부 지지를 다지기 위해 천안함 사태 같은 외부 위기를 조장할 수 있는 만큼 군사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무인기를 개발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중국과 옛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로부터 설계도와 시제기 등을 들여온 뒤 이를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공 표적용 무인기 자체 개발에 성공한 이후 93년부터 연간 약 35대의 대공 표적용 무인기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 정보 당국은 2005년 입수한 북한의 전시사업세칙(전시계획)에 무인기 운용계획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2010년 8월 북한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해안포 110여발을 발사했을 당시 발사 직후 무인기로 추정되는 7m 정도의 비행체가 연평도 북쪽 20여㎞ 상공에서 지상 50m 고도로 날아가는 장면이 포착된 적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무인기를 이용해 움직이는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또 같은 해 7월 정전 기념일 군사 퍼레이드에서도 트럭에 장착된 대형 무인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발표한 2013년 북한 보고서에서 미사일 목표물로 사용된 무인기를 80년대 사용된 미국산 고속표적기 '스트리커'(MQM-107D) 복제품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북한이 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것은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