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정수)는 포털 사이트 다음을 해킹해 4만여건의 회원 개인정보를 빼돌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해커 신모(39)씨를 추가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신씨는 2011년 1월 필리핀에서 현대캐피탈 서버를 해킹해 빼낸 175만명의 고객정보를 팔아 넘긴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공범 정모씨와 함께 2007년 9월 필리핀의 PC방 등에서 다음 고객센터 서버에 침입해 관리자의 계정 및 비밀번호 등을 알아내 이름, 주민번호, 아이디, 비밀번호, 주소, 전화번호, 신분증 사본 스캔파일 등 회원 개인정보 4만여건을 다운로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이어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만든 계정으로 다음 고객 게시판에 "15만달러를 주지 않으면 해킹한 개인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글을 남긴 후 다음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건당 50만~80만원씩 총 240만원을 받고 개인 이메일 계정을 해킹해 주기도 했다. 고객들은 "인터넷 도박에서 돈을 따간 상대에게 보낸 협박 메일을 삭제해 달라", "헤어진 여자친구의 이메일 비밀번호를 알고 싶다" 등의 이유로 신씨에게 해킹을 의뢰했다.
신씨는 또 세이클럽과 다음, 자동차운전전문학원, 성형외과 사이트 등을 해킹해 얻은 개인정보 10만여건을 박모씨에게 100만원을 받고 넘겼다. 검찰은 필리핀으로 도피해 기소 중지된 정씨를 비롯해 해외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공범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독학으로 해킹 기술을 익힌 신씨는 2005년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해 판매한 혐의로 구속돼 복역한 뒤 2007년 필리핀으로 출국해 도박사이트 홍보 및 해킹으로 생계를 이어오다 인터폴 공조수사로 필리핀 경찰에 검거돼 2012년 12월 국내로 송환됐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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