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령도와 파주에 추락한 2대의 정찰용 무인항공기는 북한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에서 발견된 폭 1,92m 길이 1,43m 무인기에는 배터리 뒷면에 '기용 날자'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제품을 쓰기 시작한 날짜를 의미하는데, 북에서는 '날짜'를 '날자'로 표기한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폭 2.45m 길이 1.83m 무인기도 파주에 추락한 기체와 같은 구름 모양의 파란색이 칠해져 있다. 2012년 4월 평양 열병식에서 공개된 무인항공기와 모양과 색깔이 일치한다. 이들 무인기에는 청와대와 파주~서울간 국도를 비롯해 해병6여단 등 군사시설이 촬영돼 있었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영상 정보가 부족한 북한이 무인기를 통해 우리의 구석구석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확인된 것이 두 대일뿐 그간 얼마나 많은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투했는지는 알 수 없다. 2010년 8월에도 북한 무인기가 연평도 북쪽 상공에서 날아가는 장면이 포착된 적이 있다. 그로부터 석 달 뒤 북한은 연평도 포격을 하면서 우리 K-9 자주포 진지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겨냥했다. 당시에도 북한이 무인기 정찰 자료를 바탕으로 조준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다.
이번에 공개된 무인기는 초보적 기술 수준이지만 세계적 추세로 볼 때 북한이 앞으로 무인기를 자폭형 공격기로 개조해 활용할 여지는 충분하다 실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은 무인공격기를 실전 배치해 놓고 있다. 만일 북한이 폭약 등을 장착해 원전 등 주요 시설을 공격한다고 가정해보자.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영공이 이렇게 허망하게 뚫려있었지만 당국은 여태껏 뚜렷한 방비책을 세우지 않고 있었다. 무인기는 크기가 작고 저고도로 비행해 레이더망에 쉽게 포착되지 않는다. 따라서 성능이 우수한 탐지레이더를 도입하거나 저고도 비행체를 요격할 수 있는 유도탄과 대공포 등의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우리 영공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북한은 항상 우리의 예측을 뛰어넘는 도발을 감행해 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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