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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If it is broke, fix it. (고장 난 규제는 철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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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If it is broke, fix it. (고장 난 규제는 철폐를)

입력
2014.04.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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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다'(Even a broken clock is right twice a day)는 말이 있다. 어설프게 고치려다 하루에 한 번도 맞지 않는 시계가 되어 아주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보다는 그대로 두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다. 이 말과 더불어 미국의 남부 지역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무더운 기후만큼이나 느긋한 남부 사람들은 'If it ain't broke, don't fix it'을 자주 인용한다. '고장 나지 않았다면 고치려 들지 마라'는 의미로 오래 전부터 전해진 말인데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 유난히 많이 쓰인다. 1970년대의 Carter대통령 때 이 말이 쓰이게 되면서부터다. Cater 대통령 때인 1977년 국가 예산 관리국(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국장이었던 Thomas Bertram이 미국 상공회의소에 보낸 서신에서 'If it ain't broke, don't fix it. That's the trouble with government. Fixing things that aren't broken and not fixing things that are broken'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장 나지 않았다면 고치려 들지 마라. 정부의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고장 나지 않은 것을 고치려 들거나 고장 난 것을 고치려 들지 않는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 어구는 지속 발전(Continuous improvement)과 전통 고수의 선택에서 경영자나 지도자들의 입에서 자주 인용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불필요한 규제는 적이고 암 덩어리(Unnecessary regulations are our enemy and cancerous tumor)라면서 규제 철폐가 국가적 화두가 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Bertram 예산국장이 1977년 말한 것처럼 고장 나지 않은 것을 고치려 하거나 고장 난 것도 고치지 않는 것이 국가 예산 낭비일 수도 있다. 오래된 습관은 버리기 어려운 것(Old habits die hard)처럼 오래된 정부 규제도 고치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멀쩡한 규제나 필요한 규제도 fix하려다가 예견된 규제 효과마저 break할까 걱정이 된다. 기왕 시작한 규제 철폐는 'It is better to prevent than to cure'의 정신으로 잘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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