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의 인종차별적인 새 두발 규정에 수천 명의 군인과 일반인들이 재고명령을 요청하는 청원운동을 벌이는 등 논란을 부르고 있다고 미국 USA투데이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 육군은 전날 군인에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공식 지침으로 발표했다. 지침에서는 모발을 꼬거나 비튼 '트위스트' 모양이나 모발을 꼬아서 만든 줄 모양의 '브레이즈' 스타일 머리카락을 4분의 1인치(0.64㎝) 이상 기르지 못하도록 했다. 여러 가닥 로프 모양으로 땋은 '드레드록스' 스타일로 머리를 길러서도 안 되면, 옥수수밭길 모양 같다고 붙인 '콘로우즈' 스타일의 모발 길이도 4분의 1인치 미만으로 제한했다.
문제는 이런 헤어스타일을 흑인들이 주로 선호한다는 점이다. 흑인 여군은 신체 특성을 무시한 인종적인 차별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조지아주 방위군 소속인 흑인 여군 재스민 제이콥스 병장은 "군에 몸담은 6년 중 4년 동안 머리를 자유롭게 기르고 있다"며 "두 가닥으로 땋은 트위스트 스타일이 군 규정에 어긋난 것도 아니고 방탄모를 쓰는데 불편한 것도 아니다"며 육군의 방침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트위스트는 흑인 여군이 야전에서 좀 더 쉽게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헤어스타일"이라고 주장했다. 대다수 흑인 여성의 모발은 태생적으로 두껍고 고수머리 형태여서 머리카락이 삐져 나오지 않게 모자를 쓰려면 트위스트 스타일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여군도 "트위스트야말로 흑인 여성의 고수머리를 단정하게 해주는 형태"라며 "나 또한 직업군인으로 깔끔한 헤어스타일을 위해 주중에는 트위스트를 하고 주말에 머리를 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폴 프린스 미 육군 대변인은 "군대에서 일체감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단정하고 수수한 두발 형태는 어떤 식이든 받아들일 수 있으나 기준에 어긋한 헤어스타일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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