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논란으로 KBS가 구설에 올랐다.
KBS가 최근 월드컵 중계방송과 관련해 방송인 전현무와 접촉하자, KBS 아나운서국과 노조가 전현무 영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KBS는 월드컵 중계방송을 조우종 아나운서에게 맡긴다고 밝혔으나 사후약방문이란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KBS 아나운서국과 양대 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 KBS노동조합)은 2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 로비에서 성명서(전현무씨 영입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를 발표했다. KBS 아나운서들이 시위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현무 소속사 SM C&C는 KBS로부터 캐스터 제안을 받았지만 고심 끝에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얼핏 보면 KBS 아나운서의 반대로 전현무가 월드컵 캐스터가 될 기회를 놓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KBS 노사합의에 따른 내부규정상 전현무는 퇴사한 지 3년이 되는 2015년 9월까지 KBS에 출연할 수 없다. KBS가 내부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예능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는 전현무를 영입하려고 했던 셈이다.
비슷한 사례는 2월 5일에도 있었다. KBS 보도국 문화부장으로 일하던 민경욱 전 앵커가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청와대 대변인으로 변신했다. KBS 윤리강령상 민경욱 대변인은 4월까지 정치활동을 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KBS는 정치활동이란 국회의원 등 선출직이나 당적을 갖고 정당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었다.
KBS 아나운서협회 유지철 회장은 전현무 논란과 관련해 “회사 내부 사정을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KBS 노조와 아나운서국이 내부규정 준수를 주장했는데, 마치 전현무를 반대한 것처럼 비칠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일부 아나운서는 자존심이 상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KBS 월드컵 중계방송은 조우종 아나운서의 몫이 됐다. 소치 동계올림픽 소식을 전달했던 조우종 아나운서는 마치 전현무 대타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전현무 소속사 SM C&C 설명처럼 전현무는 김성주와 달리 월드컵 중계방송 경험도 없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에서 역량을 발휘해온 KBS 아나운서국이 화를 낼만한 상황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지상파 방송 3사는 월드컵 중계방송을 조우종(KBS)-김성주(MBC)-배성재(SBS)에게 맡겼다.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