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가(家) '형제의 난'이 또다시 소송전으로 불붙고 있다. 지난달 말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이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선임을 반대하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엔 박삼구 회장 측이 박찬구 회장측을 상대로 '금호아시아나 그룹에서 떠나라'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일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아시아나항공 주식매각 이행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2010년2월 양측은 박삼구 회장이 소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과,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각각 매각해 계열 분리키로 채권단과 합의를 맺었다. 이에 따라 박삼구 회장은 2010년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직을 사임하고 이듬해 11월 보유주식도 완전 매각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를 계속 보유하고 있어, 결별이 완료되지 않는 상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은 채권단의 수 차례 요청에도 불구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매각키로 한 합의사항을 계속 말을 바꿔가면서 지키지 않고 있다"며 "그 동안 약속을 지킬 거라 믿고 기다렸지만 더 이상은 참기 어렵다"고 소송배경을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라는 점을 들어 박삼구 회장의 경영활동에 대해 사사건건 '전형적인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는 게 금호아시아나측 주장이다.
하지만 박찬구회장측은 쉽게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팔 의향이 없어 보인다. '형 때문에 형사고발을 당하고 사법처리까지 당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박찬구 회장으로선, 아시아나항공 지분이 유일한 대응수단이라고 믿고 있다는 게 주변의 해석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2012년 말 금호석유화학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졸업한 상황에서 당시 합의사항이 유효한지 의문이고 합의문구도 무조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며 "이번 소송에 대해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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