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서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우려가 고조되면서 지난해처럼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로 위협하는 기만전술이 반복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언제든 4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는 상태다. 서해에서 북한의 포 사격훈련이 끝났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부터 1주일간 원산 앞바다를 포함한 동해상에 자체 항행금지조치를 취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국제기구에는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내부 준비상황에 맞춰 발사시기와 미사일의 종류를 조율하겠다는 의도다.
북한은 최근 한달 동안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500㎞)과 노동 미사일(사거리 1,300㎞)을 모두 발사했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사거리 3,000~4,000㎞)이다.
북한은 꼭 1년 전인 지난해 4월 초 함경남도와 강원도 사이 동한만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 발사차량(TEL)의 위치를 수시로 바꾸고, 발사대를 올렸다 내리는 방식으로 우리측의 정보 판단을 흐리게 한 전례가 있다. 또 미사일에 액체연료를 주입한 뒤 한달 정도는 발사하지 않고 이동할 수 있어 우리 군 당국이 발사시점을 파악하기 곤란한 측면도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위성사진에 무수단 미사일 발사차량의 통상적인 움직임만 포착되고 있다"며 "이동하던 차량이 갑자기 멈추거나 발사대가 올라가는 이상징후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실제 무수단 미사일을 쏘려 한다면 일본 열도를 넘어가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서해에서 남쪽방향을 겨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풍계리 핵실험장은 한달 정도면 4차 핵실험이 가능한 상황이다. 북한은 만탑산 남서쪽 3번 갱도의 준비를 마쳤고,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서쪽 2번 갱도 연결통로에서 추가로 굴착작업을 벌여 또 다른 갱도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로 갱도 바깥에 흙더미가 쌓여있지만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의 핵실험 임박 징후는 아직 관측되지 않고 있다.
2012년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는 건물 10층 높이였던 발사대를 13층 높이로 확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북한은 3차례의 핵실험에 앞서 어김없이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왔다.
이처럼 폭풍 전야인 북한의 다른 지역과 대조적으로 사격훈련이 끝난 서해는 상황이 정리되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NLL을 맡는 북한군 포병부대가 평시상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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