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사상 처음으로 공개된 대기업 총수 및 전문경영인(연봉 5억 원 이상 등기이사)들의 급여순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순. 하지만 총수들의 실질적인 연간 수입은 '급여+배당금'으로 구성되는데, 주식배당을 받은 금액을 더하면 순위는 달라지게 된다. 역시 국내 최대그룹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실질 소득 1위가 되고, 최태원 회장은 3위로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기업분석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714억원 ▦삼성생명 352억원 ▦삼성물산 11억원 등 총 1,078억6,4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 회장은 등기임원이 아니어서 연봉공개대상이 아니었는데, 실제로 2009년 경영복귀 이후 삼성전자 회장직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 연봉은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에서 받은 연봉 140억원에다, 배당금 495억400만원을 합쳐 총 635억4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지난해 수입랭킹 2위다.
지난해 301억원으로 연봉랭킹 1위에 올랐던 최태원 SK회장은 배당금 합산 결과 3위를 차지했다. 최 회장은 SK, SK C&C, SK케미칼 등 4개 계열사로부터 285억7,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아 총 586억7,000만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4위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차지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등 3개 회사로부터 총 228억9,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아 전날 공개된 연봉 24억3,000만원과 합쳐 253억2,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배당금 192억2,300만원에 연봉 43억8,000만원을 합쳐 총 236억300만원으로 5위에 랭크됐다.
6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총 199억1,100만원(배당금 67억9,100만원+연봉 131억2,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65억8,300만원(배당금 118억2,900만원+연봉 47억5,400만원)으로 7위였고,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은 배당금만 154억8,800만원으로 8위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배당금만으로 154억3,600만원의 소득(9위)을 기록했다. 구본무 LG그룹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총 149억3,800만원(배당금 136억6,700만원+연봉 12억7,100만원)을 받았다.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2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난해 소득 순위 상위 30명을 그룹별로 분류해보면, LG그룹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 5명, SK 3명, 현대차ㆍ롯데ㆍ동부 등이 2명씩이었다.
전문경영인 '연봉킹'에 오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67억원)과 신종균 사장(62억원)은 비오너로는 유일하게 소득 상위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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