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시즌 초반부터 악재를 만났다. 삼성과 대구 개막 2연전에서 1승1패로 성공을 거뒀지만 개막전 1루수로 투입했던 김주형(29)이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선동열 KIA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나왔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주형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거치는 동안 팀 내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선수여서 더 아쉽다.
그런데 김주형이 빠지면서 선 감독의 또 다른 고민 한 가지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외국인타자 브렛 필(30)의 활용도다. 필은 개막전에서 김주형에게 1루 자리를 내 주고 결장했다. 1루와 외야를 소화할 수 있는 필은 김주형과 주 포지션이 겹친다. 그렇다고 김주찬(좌익수)과 신종길(우익수)을 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선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외국인타자를 개막전부터 벤치에 앉혀둘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개막전에서는 당시 선발 등판한 외국인투수 DJ 홀튼(35)이 호투했고, 2-1로 앞서 세이브 상황이 오면서 용병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30)까지 투입해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만약 필이 경기에 출전했다면 어센시오는 나갈 수 없었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는 팀 당 3명(NC는 4명)으로 확대됐지만 출전은 여전히 2명(NC는 3명)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막전에서 수비 도중 왼쪽 무릎 외측 인대를 다친 김주형이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해 필은 당분간 ‘풀타임’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개막 이튿날 첫 출전한 필은 홈런을 쏘아 올리며 선 감독을 더 고민스럽게 만들었다. 일단 김주형이 복귀하기 전까지는 홀튼이 등판하는 날에도 필을 대체할 1루 자원이 마땅치 않아 어센시오 카드를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김주형이 돌아오더라도 에이스인 홀튼이 나서는 날 필승을 위해 마무리 어센시오 카드를 남겨두고 필을 제외해야 할지, 아니면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 불펜 투입을 최소화하고 필을 내보내는 게 맞을지 정답은 없다.
선 감독은 이 같은 딜레마에 대해 “마무리 용병을 뽑을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주형을 개막전 1루수로 낙점한 때는 아니었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