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에 최대 1조4,000억달러(한화 1,490조원)의 손실을 끼칠 것이라는 유엔의 보고서가 제출됐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31일 지구의 기온상승이 세계 식량안보에 위협을 주고, 빈곤 악화로 인한 분쟁 위험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후변화 영향 및 적응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IPCC는 이날 일본 요코하마시에서 채택한 보고서에서 "기온 상승이 높아질수록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이 발생하기 쉽다"며 국제사회가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해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기온상승이 18세기 중반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섭씨 4도를 넘을 경우 식량, 기상 등 여러 분야에서 피해가 심각해져 세계 식량안보에 위협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IPCC는 지난해 발표한 제1 전문가회의 보고서에서 지금 추세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면 21세기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 대비 최대 5.4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20세기말(1986~2005년) 기준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0.6도 상승했으며 앞으로 4.8도가 더 올라 재앙수준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21세기 말까지 20세기 말보다 5.9도가 상승, 세계 평균보다 더 심한 기온 상승이 예상됐다.
이번에 채택된 보고서에 따르면 20세기 말보다 기온이 2도 높아질 경우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홍수가 급증,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되고 폭염으로 사망 인구가 증가하며 가뭄으로 인한 물과 식량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건조 아열대지역에서도 지표수와 지하수가 크게 감소, 2030년부터 식량생산량이 감소하고 육상 및 담수종의 멸종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안지역 홍수로 인한 토지유실로 전 부문에 걸쳐 위험 수준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열대, 온대지역에서 밀, 쌀, 옥수수 생산에 마이너스 영향이 예측되며, 3도 이상 올라가면 남극과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아 1,000년에 걸쳐 7m의 해수면이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한 세계경제 총손실액이 소득의 0.2∼2.0%(1,400억~1조4,0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세계적인 식량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기후 변동으로 수자원 확보 경쟁이 격화해 분쟁 위험이 간접적으로 높아져 각국의 안보 정책에도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런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대응책과 배출 삭감책을 병행,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세계 지도자들에게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IPCC는 1990년 이후 5,6년 간격으로 4차례의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이번에 채택한 것은 올 가을 최종 확정하는 보고서 개정 작업의 제2탄이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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