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사고가 1주기를 맞았지만 글로벌 의류기업의 현지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유럽 시민단체 클린클로즈캠페인과 노동조합ㆍ시민단체 연합인 아시아플로어웨이지가 유럽 글로벌 의류업체 노동자의 임금실태를 조사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의류노동자 대다수가 하루 5파운드(8,870원) 밖에 벌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30일 보도했다. 주요 의류 생산기지의 노동자 임금은 최저생계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의류공장이 몰려 있는 캄보디아의 경우 한 달 동안 일해도 최저생계비의 25% 수준인 60 파운드(10만6,400원) 밖에 벌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별로는 노스페이스, 팀버랜드, 반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기업 VF 코퍼레이션과 망고 등의 임금수준이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40개 업체 가운데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와 막스앤드스펜서, 스위처, 치보 등 4곳만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임금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노동자 권리를 위한 운동인 '상표 뒤의 노동'(Labour behind the Label)의 애나 맥멀런 이사는 "이 보고서는 각 브랜드의 개선 노력이 시작됐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리고 소수 업체만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류 업체의 막대한 이윤을 고려하면 의류 노동자에게 최저생계비 수준의 임금을 주는 것은 업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의류 노동자의 임금을 두 배로 올리더라도 티셔츠 한 장 가격은 20%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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