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주가 부담감을 내려 놓고 즐겼으면 좋겠어요.”
신치용(59) 삼성화재 감독은 이기고도 웃지 못했다. 신 감독은 지난달 3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3~14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승리(3-1승)를 거두고 1승1패로 균형을 맞춘 뒤에도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신 감독은 “이겼지만 리시브가 불안해 힘든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삼성화재가 지난 시즌까지 6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까지는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조직력의 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올시즌을 앞두고 석진욱(은퇴)과 여오현(현대캐피탈)이 빠져 나갔고, 리베로 이강주(31)와 레프트 고준용(25)은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이강주는 우리카드에서 FA로 삼성화재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생애 첫 챔프전을 치르고 있다.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신 감독은 이강주에 대해 “경기 중 얼굴이 누렇게 떠 있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강주가 엄청나게 불안해 한다. 실수하더라도 표정에서 자신감을 보여야 하는데 겁을 먹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챔프 2차전에서 서브 리시브 성공률이 42.68%에 그치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 현대캐피탈이 70%의 안정된 리시브를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고준용도 45.45%의 리시브 성공률로 힘을 쓰지 못했고 이강주도 46개의 리시브 중 24개를 정확하게 받아내는데 그쳤다.
신 감독은 “강주가 경기를 앞두고 (긴장해서)청심환까지 먹었다고 하더라. 그런 것을 지켜보는 지도자 입장에서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강주가 ‘리시브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 ‘꼭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코트에서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뛰어 놀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은 “수비 라인에서 허점이 많다”며 “남은 경기는 버티기 싸움, 정신력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챔프 3차전을 치른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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