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위에 떠 있는 기분이다. 내가 꿈꿔 왔던 일이 일어났다.”
세계랭킹 339위가 일을 냈다. 스티븐 보디치(31ㆍ호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보디치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TPC(파72ㆍ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4오버파 76타로 부진했지만 경쟁자들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탓에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정상에 올랐다. PGA 투어 110경기 만에 거둔 짜릿한 우승이다. 윌 매켄지와 대니얼 서머헤이스(이상 미국)가 7언더파 281타로 공동 2위다.
보디치의 4라운드 76타는 2004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비제이 싱(피지) 이후 10년 만에 나온 우승자 마지막 라운드 최악의 스코어다. 보디치는 우승 상금 111만6,000달러(약 11억9,000만원)와 함께 10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출전권을 획득했다.
보디치는 2001년 프로에 데뷔했다. 2006년에는 22개 대회에 출전해 예선을 통과한 것이 두 차례에 불과했을 정도로 무명의 세월을 보냈다. 2011년 PGA 투어에 복귀해 지난해 그린브라이어클래식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109개 대회에서 톱10은 세 번 밖에 없었다. 이 때문인지 보디치는 한때 심한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보디치는 우승을 의식한 듯 크게 흔들렸다. 전반 4개 홀에서 3타를 까먹고 맷 쿠차(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다. 후반 들어서도 13번홀(파3)에서 보기를 추가했다. 하지만 보디치는 14번홀(파5)에서 그린 밖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버디를 낚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18번홀(파5)에서 3퍼트를 하는 바람에 보기를 범했지만 우승에는 영향이 없었다.
3라운드에서 5위에 올라 역전 우승을 노렸던 재미동포 케빈 나(31ㆍ타이틀리스트)는 4타를 잃고 공동 11위(3언더파 285타)로 밀렸다. 노승열(23ㆍ나이키골프)은 1언더파 287타를 쳐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