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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54>프로선수의 사고 방식(Ment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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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54>프로선수의 사고 방식(Mentality)

입력
2014.03.3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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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선수로 매일 경기를 하다 보면 컨디션이 좋은 날보다는 좋지 않는 날이 더 많다.

하지만 야구 팬들이나 TV를 보는 관객들은 선수의 컨디션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제대로 된 경기력이 나오지 않으면 팬들이나 코칭스태프는 실망하게 되며 오래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나 같은 경우에는 경기 중에 왼쪽 무릎 내측 인대가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었다. 그로 인해 몸이 피곤해지면 제일 먼저 무릎에 통증이 왔다. 더군다나 왼쪽 타석에서 앞다리를 높게 들어서 타격을 했기 때문에 왼쪽 무릎이 지탱해 주지 못하면 좋은 타격을 하기 어려운 동작이었다. 하지만 야구를 보는 팬들은 무릎에 이상이 있어서 못 쳤다기 보다는 실력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부상과 함께 기술적인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한 시즌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다 보면 컨디션이 나빠서, 또는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상대투수가 특별히 잘 던지는 날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게 된다. 특히 타자 같은 경우에는 연속해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게 되면 다음 타석에 들어갈 때 상당히 쫓기게 된다.

그래서 프로 선수라면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사실 이것을 찾거나 알게 된다면 누구나 야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힘든 것은 심리적인 부분으로 한 두 타석 범타로 물러나면 슬슬 압박이 오며 한 경기에 4타석을 모두 범타로 끝내게 되면 그 날은 우울하기까지 하다. 그럴 때면 무엇인가 특별한 방법이 있기를 바라게 된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어려서부터 대단한 실력의 선수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 타율이 5할이 넘었으며 매 경기마다 100명이 넘는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녔다. 그리고 메이저리거가 된 후에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 주었으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 선수들을 볼 수 가 없다. 이유는 금지 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문제점을 기술적인 부분이나 주변의 도움보다는 약물이라는 가장 위험한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많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데이빗 브록스는 “자기 집착적인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연적인 능력이 외부로부터 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기량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외부로부터 직접 얻으려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는 자기 집착이 강한 선수이며 동료들과의 관계 또한 원만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모든 문제를 자기 안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찾았으며, 그 중에 하나가 약물이었다. 야구 선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큰 노력 없이 쉽게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한다. 나 또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혹시 컨디션이 나빠지지 않을까? 나쁠 때는 어떻게 하면 빨리 좋아질까? 안타를 쳐도, 못 쳐도 머리 속에는 늘 걱정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인가 아주 특별한 것이 있기를 바랬었다. 하지만 야구 선수에게 특별한 것은 존재 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타자에게는 타격기술과 타이밍 그리고 강한 신체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그래서 선수들이 잘 못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약물의 도움을 얻으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주변에서 확인되지 않은 말을 마치 진짜로 그렇게 된 것인 양 부풀려서 이야기하는 것에 현혹되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꾸준한 노력이 없으면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 남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때로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코치나 친한 동료 등 주변에는 도움을 받을 사람이 의외로 많이 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으며 찾지도 않은 것 같다. 평소에 선수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부분이 이 선수를 더 고립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선수들과의 관계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유는 단체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무엇이든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없으며 쉽게 얻어지는 것은 쉽게 잃게 되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한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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