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7ㆍLA 다저스)의 호투 비결. 변화구에 있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메이저리그 미국 본토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 7이닝 동안 7삼진을 잡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불펜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을 뿐, 한 단계 진화한 류현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커브, 슬라이더가 좋았다. 류현진은 경기 초반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아 고전했다. 오른 발톱 부상의 영향 탓인지 공의 변화 시점이 너무 빨랐다. 그러나 커브,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위기를 넘겼다. 4회부턴 제구까지 살아났다. 단 88개의 공으로 7회까지 소화한 경제적인 피칭의 원동력은 두 가지 변화구에 있었다.
7개의 삼진 중 슬라이더가 2개, 커브가 1개였다. 류현진은 2회 2사 2ㆍ3루에서 1번 에베스 카브레라에게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카브레라를 다시 한 번 슬라이더로 요리했다.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류현진. 6회 1사 후엔 3번 체이스 헤들리를 낮은 커브로 삼진 처리했다.
류현진은 이 밖에 1회 바깥쪽 직구(헤들리), 4회 바깥쪽 직구(5번 욘더 알론), 5회 체인지업(8번 르네 리베라), 6회 몸쪽 직구(4번 제드 저코) 등을 결정구로 던지며 삼진 개수를 늘렸다. 다양한 볼배합으로 타자를 혼란스럽게 했고, 대부분의 공들은 낮게 형성됐다. 또 체인지업만 기다린 타자들은 의외의 커브, 예리한 슬라이더, 또 의표를 찌르는 직구에 당황했다.
류현진은 이날 총 투구수 88개 중 45개를 직구로 채웠다. 체인지업 19개(21.6%), 커브 13개(14.8%), 슬라이더가 11개(12.5%)였다. 팬그래프닷컴이 분석한 지난해 류현진의 구종 별 구사율(직구 54.2%, 체인지업 22.3%, 슬라이더 13.9%, 커브 9.5%)과 비교해 커브 구사율이 5.3%나 늘었다. 슬라이더는 1.4% 줄었지만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빠르게 휘면서 또 다른 승부구 역할을 했다.
류현진도 경기 후 “오늘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특히 커브와 슬라이더가 좋았다”며 “ 두 가지 변화구가 아주 잘 들어가줘 후반에 편하게 갔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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