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전을 치른 2014 프로야구는 ‘예상대로’ 9중 체제가 형성된 모습이다. 약팀도 강팀도 없었다. 외국인 타자들의 힘찬 방망이에 관중은 환호했지만 마운드에서는 류현진(27ㆍLA 다저스)과 윤석민(28ㆍ볼티모어), 오승환(32ㆍ한신)의 빈자리가 꽤나 커 보였다. 올 시즌도 지난해처럼 ‘타고투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년 만에 돌아온 외국인타자 명불허전이네
9개 구단 외국인타자 가운데 경기가 없던 NC 테임즈를 제외하고 모두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개막전부터 두산 칸투, SK 스캇이 짜릿한 손맛을 봤다. 칸투는 29일 잠실 LG전에서 결승 3점포를, 칸투는 같은 날 까다로운 넥센 밴헤켄의 실투를 문학구장 오른쪽 홈런석 상단에 꽂았다. 외인들의 홈런쇼는 30일에도 계속됐다. LG 벨, 삼성 나바로, KIA 필이 나란히 대포를 폭발했다. 벨은 두산 노경은의 낮은 커브를 퍼 올려 라인드라이브로 잠실 구장을 넘기는 파워를 과시했다. 나바로는 삼성 토종 타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2점 홈런을 포함해 혼자 4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밖에 한화 피에는 홈런은 생산하지 못했지만 5타수 2안타 2타점에 1도루로 호타준족의 모습을 보였다. 넥센 로티노는 좌익수로 출전, 레이저 송구로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햄스트링 부상 중인 히메네스는 조만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불안한 뒷문 타고투저 부채질하나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졌다. 불펜 투수들이 떨고 있다. 지난해 세이브왕(46세이브) 손승락(넥센)은 첫 경기부터 블론세이브로 고개를 숙였다. 30일 인천 SK전에 4-3으로 앞선 2사 2루에서 구원 등판,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2실점 했다. 시범 경기에서도 잇달아 불안한 모습을 보인 손승락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듯 보인다.
두산, SK, KIA 마운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이 8.50으로 꼴찌, SK는 5.50이다. KIA도 야심 차게 영입한 어센시오가 개막전에서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여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어센시오는 2-1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삼성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정타를 만들어 냈다.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지 않았다면 KIA는 개막전 역전패를 당할 뻔 했다.
▦너도 나도 뛰는 야구, 도루 저지에 달렸다
시즌 전 “기동력 야구를 하겠다”며 입을 모은 9개 구단 감독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로 그랬다. 삼성은 5개 도루로 이 부문 1위, 두산이 4개로 2위다. 지난해 느림보 구단이었던 한화 역시 개막전에서 3차례 도루를 시도해 2번 성공하는 발 야구를 펼쳤다.
각 구단의 전력이 엇비슷하다면 세밀함에서 승패가 갈린다. 한화는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이용규, 정근우, 피에가 모두 도루를 시도해 팀 색깔의 변화를 드러냈다. 삼성도 김상수, 박찬도가 각각 2개의 도루를 성공해 중심 타선에 타점 찬스를 만들어 줬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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