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결혼하는 여자?
이혼도 결혼도 두 번뿐이었다.
SBS 주말극 (극본 김수현ㆍ연출 손정현)의 결론은 허무했다. 오은수(이지아)는 최종회 방송(30일)에서 손에 낀 반지 세 개를 바라보며 “하나는 정태원(송창의), 또 하나는 김준구(하석진), 또 하나는 세 번째 결혼 오은수, 나(는) 나랑 결혼했어. 이렇게 개운하고 평안한데 그동안 왜 이렇게 고생했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오은수가 홀로서기를 한 반면 정태원은 한채린(손여은)과 행복하게 살았고 김준구도 불륜의 대상이었던 이다미(장희진)과 가정을 꾸렸다. 오은수가 낳은 딸 정슬기(김지영)는 이복동생과 살게 됐고, 갓 낳은 아들은 이다미를 어머니로 알게 될 가능성이 크다. 드라마 결론은 해피엔딩이었으나 시청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제작사 삼화네트웍스는 세 번째 결혼 상대가 자신이었다는 결과는 김수현 작가가 처음부터 생각했던 결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어떤 이는 세 번 결혼하는 여자라는 제목으로 시청자를 속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청자가 화를 내는 이유는 제목이 아니라 억지에 가까운 결론이었다. 현실에서 찾아보기 어려울뿐더러 이해하기도 어려운 결말에 몇몇 시청자는 짜증을 내며 “김수현 드라마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SBS 홈페이지에 밝힌 기획의도는 이랬다. “이혼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또 다른 누군가와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오은수의 이혼 때문에 첫 남편 정태원과 두 번째 남편 김준구는 새로운 짝을 만난다. 그러나 어머니 극성에 결혼을 망쳤던 정태원이 두 번째 결혼도 어머니 뜻에 따른다는 설정과 불륜으로 오은수와 헤어진 김준구가 불륜 상대와 새로 가정을 꾸린다는 설정도 억지에 가깝다.
이혼을 결심한 오은수가 아이를 낳자마자 시집으로 보낸 행동도 한국인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 시청자는 “출생의 비밀과 불륜, 폭력과 고부 갈등이 두드러지면 막장드라마라고 비난했었다”면서 “김수현 작가 드라마가 이해할 수 없는 결론으로 끝나니 허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막장 드라마라고 낙인을 찍진 않았으나 그만큼 실망이 컸다는 뜻이다.
최종회(30일) 시청률은 17.2%였다.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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