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실패한 사랑도, 까칠한 인생도 "다 괜찮아" 말해주고 싶었어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실패한 사랑도, 까칠한 인생도 "다 괜찮아" 말해주고 싶었어요

입력
2014.03.30 23:01
0 0

가수 이은미(48)씨가 '살아 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의 미니앨범 '스페로 스페레(Spero Spere)'로 2년여 만에 돌아왔다. '맨발의 디바'가 최근 발표한 새 앨범은 '더 이상 아픔 따윈 없을 거잖아 / 다 잊고 새롭게 시작해 볼 거잖아'라고 노래하는'마비'로 시작해서 '힘들었던 시간도 지친 현실도 다 잊어요 모두 잊어요'라고 읊조리는 '괜찮아요'로 끝을 맺는다.

"팬들에게 그다지 친절한 음악가가 아니었죠. 나도 힘들 땐 위로 받고 싶은데 제 음악을 듣는 분들은 얼마나 친절하고 편한 음악을 원했을까 하고 반성했어요. 실패한 사랑도, 까칠한 인생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가사에 유난히 '괜찮다'는 말이 많은데, 아마도 제가 많이 듣고 싶었던 말인가 봐요."

이씨는 2012년 미니앨범 '세상에서 가장 짧은 드라마'를 내놓고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곡을 발표하고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한 콘서트에 참여하는 등 사회 활동도 열심히 했다. 좌우 편을 드는 정치적 활동이 아니라 약자와 소수자에게 손을 건네는 사회적 활동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정당한 행위, 정의로운 방법을 택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제가 받은 사랑을 제 방식대로 돌려드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스스로도 "세계에서 0.1% 안에 드는 행운아인 것 같다"고 말하는 그가 누군가에게 괜찮다는 말을 듣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건 왜일까. 이씨는 "특정한 나이 대에 겪는 경험들이 비슷하듯 나도 내 나이에 맞는 경험들을 하고 있다"고 했다. 중년이 깊어지면서 겪는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이 일시에 밀어닥친 것이다. "매해 체력적으로 점점 버겁다는 느낌이 들어요. 데뷔 20주년 공연 당시 하루에 최대 3번씩 하면서 136회 공연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하면 까무러칠 것 같아요."

'이은미는 애국가를 불러도 어렵게 들린다'는 말을 많이 듣기 때문에 그는 새 앨범에서 쉽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복잡한 사운드, 복잡한 노랫말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수록곡 '가슴이 뛴다'는 가사를 쓰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신촌블루스의 객원 보컬로 활동하다 1992년 데뷔한 그는 '기억 속으로' '어떤 그리움' '애인 있어요' 등의 히트곡을 내놓으며 20년 넘게 '라이브의 여왕'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수로 살아온 지 25년, 그는 음악을 하면 할수록 자유롭고 편안해질 줄 알았는데 아직도 그렇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쯤 되면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직도 어려워요. 요새는 '내 음악 인생도 내 삶도 마무리를 잘 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과연 매번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자꾸 곱씹게 되고요. 후회 없이 하고 싶습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