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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목표인 핵탄두 경량화 노린 '증폭 핵분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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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목표인 핵탄두 경량화 노린 '증폭 핵분열' 가능성

입력
2014.03.3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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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0일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위협하면서 그 저의가 주목되고 있다.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보이지만 징후는 아직 없다는 게 우리 정부당국의 판단인 만큼 괜한 협박은 아니다.

일단 북한이 표방하는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은 핵 능력의 고도화를 겨냥한 '증폭 핵분열' 방식이 점쳐진다. 플루토늄탄에서 수소폭탄으로 발전해가는 중간단계다. 플루토늄탄에 비해 가볍고 작지만 위력은 더 세기 때문에 북한이 목표로 하는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에 들어맞는다. 그래야 미사일에 탑재해 더 멀리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지난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직전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이번에 증폭 핵분열탄을 실험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3차 핵실험은 2006년과 2009년 1ㆍ2차 핵실험과 마찬가지로 플루토늄탄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우리 군 당국의 분석이다.

증폭 핵분열 기술은 핵분열 물질 중심에 수십~수백g의 이중수소, 삼중수소를 채워 폭발시킨 뒤 발생하는 고온으로 핵융합 반응을 유도해 중성자를 만들고, 중성자가 다시 추가 핵분열을 유도해 폭발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위력은 기존 플루토늄탄의 최대 10배에 이르지만 탄두 크기는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관건은 북한의 기술력이다. 군 당국은 3차 핵실험의 위력이 6~7킬로톤(1kt=TNT 1,000톤)에 불과해 증폭 핵분열탄의 기준인 10킬로톤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발표가 으름장으로 보이는 이유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북한의 기술력은 아직 고폭 장치 단계에서 헤매고 있어 플루토늄탄도 완성하지 못했다"며 "기술력이 낮기 때문에 증폭 핵분열탄 실험을 위해서는 북한이 확보한 40㎏ 가량의 플루토늄 중 절반 정도를 허비해야 하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플루토늄이 아닌 우라늄탄의 실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굳이 폭발 실험을 할 필요가 없는 방식이어서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과거 파키스탄처럼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핵실험을 하는 방식도 거론되나 이 경우 평지에서 실험을 해야 정확한 측정값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산악지형으로 둘러싸인 북한에 적합한 방식은 아니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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