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나포됐다 송환된 주민들을 전면에 내세워 우리군의 폭행과 귀순 종용 등 연일 비난 공세를 펴고 있어 사실관계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28일 총참모부 성명, 29일 평양방송, 30일 노동신문을 통해 반복적으로 이 사건을 거론하며 우리측을 압박했다. 송환된 선원 3명이 나포되는 과정에서 쇠몽둥이를 휘두르는 우리측 군인들에게 폭행을 당했고, 조사에서는 원치 않는 귀순을 강요당했다는 것이다. 북측은 29일 이들 선원의 기자회견까지 열고 폭행당한 증거라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30일 입장자료를 내고 "북측이 터무니없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 어선 나포를 위해 해군 UDT 대원이 진입하는 과정에서 북측 선원들은 몽둥이를 휘두르고 횃불을 들이대며 위협했다. 이에 해군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선원들의 팔과 다리를 꺾어 이들을 제압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북측 선원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조사 결과 북측 선원들이 귀순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송환했다고 국방부는 강조했다. 특히 군 당국은 지난 27일 밤 북한 어선이 2시간여 동안 NLL을 침범할 당시 엔진 등 기관 고장 상태가 아니었던 점에 미뤄 우리 군의 대응에 대한 '간 보기'성격이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어선 나포 당시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억지 주장을 놓고 진실을 다툴 여지는 적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어선은 27일 오후 5시 26분쯤 백령도 동방 인근 NLL을 1마일(1.85㎞) 넘었다. 이에 우리 군은 잇단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을 했으나 어선은 북측으로 방향을 틀지 않았고 예인에 응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8시쯤 나포했다. 선원들은 귀순 의사가 없어 6시간 만인 28일 오전 2시쯤 북측으로 송환됐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어선 나포에 대한 비난공세는 이래저래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북한의 단기적 대응카드에 불과할 뿐"이라며 "남북관계에 변수가 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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