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현지시간) 일반 사제 앞에 무릎을 꿇고 고해성사하는 모습을 보이며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참회 전례에 참석해 카메라에 등을 돌린 채 한 사제 앞에 무릎을 꿇고 몇 분간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
사제 60여명과 성당 곳곳에서 신도들의 고해를 듣기로 한 교황은 자신에게 배정된 고해소로 들어가기에 앞서 자신이 먼저 고해성사를 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이날 성당에 모인 신도 수천 명에게 "스스로 죄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만큼 우리는 모두 죄인"이라며 신도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교황은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로 미국에서 추방될 처지에 놓인 아빠를 도와달라고 간청하는 열 살짜리 소녀의 소원이 이뤄지도록 도움을 줬다. 미 테네시주 건설현장에서 번 돈을 캘리포니아주 가족들에게 송금해오던 멕시코 출신 미국 불법 입국자 마리오 바르가스는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체포돼 추방 위기를 맞았다. 마리오의 딸 저지는 이민문제 운동가들의 도움으로 바티칸으로 날아가 25일 교황이 방문객을 만나는 자리에서 아빠의 상황을 전했고, TV에서 이를 본 저지의 친척들이 보석금 5,000달러를 마련해 마리오는 석방됐다. 저지는 바티칸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상황을 접한 "교황께서 귓속말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교황청도 교황이 오바마 대통령과 이민 개혁 문제를 논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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