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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월 31일] 정상회담 끝나자 과거사 본색 드러내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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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월 31일] 정상회담 끝나자 과거사 본색 드러내는 일본

입력
2014.03.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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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본이 다시 퇴행적인 역사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는 정부의 통일된 견해가 아니다"는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성 장관의 발언으로 두 담화를 교과서에서 배제하려 하고, 다음달 열기로 한 한일 위안부 국장급 협의에 대해서는 "위안부 이외에 양국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자"며 협의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28일에는 일본 외무성의 차관급 인사가 "(정치지도자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사인(私人)으로서 참배하는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이 자국 사정에 따라 (일관성 없이)신사참배에 반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리 정부의 한미일 정상회담 수용 발표 직후에는 아베 신조 총리 특별보좌관이 "고노담화 검증 후 새로운 정치담화를 검토한다"고 했다가 강한 반발을 불렀다. 특히 일본은 위안부 협의에서 독도영유권 문제를 거론, 위안부 문제와 정치적 흥정을 하겠다는 속셈마저 내보이고 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단, 고노담화 계승, 위안부 협의체 가동 등은 우리 정부가 한미일 정상회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일본에 제시한 것들이다. 아베 총리도 고노담화 계승 입장을 밝혔다. 그랬던 일본이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이를 모두 부정하는 듯한 태도로 표변한 것은 일본의 의도가 한일관계 개선이 아닌,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밖에 안 된다.

한일 간에는 다음달 일본의 교과서 검정 발표, 야스쿠니신사 춘계예대제, 외교청서 발표 등 악재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일본이 이런 이중적 행태를 고집한다면 한일관계 악화는 물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내달 아시아 순방도 의미가 크게 퇴색할 수 밖에 없다. 미국 조야에서도 한미일 정상회담이 의미를 가지려면 일본이 분명한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안네 프랑크의 집을 방문해 "과거사를 겸허한 자세로 대하고 다음 세대에 역사의 교훈과 사실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진정 역사의 무게를 느낀다면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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