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비롯한 정국 현안을 직접 만나 논의하자며 회담을 제안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새누리당은 냉담한 반응을 보여 성사 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 이행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제1야당 대표로서 박 대통령께 기초공천 폐지 문제를 비롯, 정국 현안을 직접 만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정치인이 거짓공약과 약속을 내세웠다가 언제든지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린다면 그것은 과거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만큼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큰 해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가 이날 단독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을 제의한 것은 기초공천 폐지 문제를 정국 현안으로 부상시키고 6ㆍ4 지방선거를 '박근혜 대 안철수'의 구도로 만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박 대통령과 김ㆍ안 두 공동대표가 만나도 좋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함께 해도 좋다"면서 회담 형식과 의제는 개방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안 대표가 당내 반발로 인한 본인의 궁색한 처지를 모면하기 위해 대통령을 표적삼아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구태정치와 다를 것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한길 대표와 안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이날 서울역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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