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대표하는 벚꽃이 3월 전국적으로 꽃망울을 터뜨렸다. 특히 서울에서 3월에 벚꽃이 개화한 것은 1922년 벚꽃 관측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벚꽃은 25일 제주 서귀포와 부산에서 피기 시작해 26일 여수, 27일 대구ㆍ통영, 28일 서울ㆍ대전ㆍ광주, 29일 청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개화했다. 서울의 경우 평년보다 13일, 지난해보다 18일 이른 것이다. 평년 벚꽃 개화는 24일 서귀포를 시작으로 서서히 북상해 서울까지 도달하는 데 17일 가량 걸린다. 그러나 올해는 전국에 걸쳐 나타난 이상 고온으로 서귀포에서 서울까지 사흘 만에 내달렸다.
벚꽃 개화는 각 지역 관측지점의 관측 대상 나무에서 꽃이 세 송이 이상 피었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서울은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의 벚나무가 기준이다. 대표적 벚꽃 군락지인 여의도 윤중로는 국회의사당 동문 앞 벚나무 세 그루가 기준인데, 29일 개화했다.
벚꽃은 2~3월 기온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달라진다. 올해 벚꽃이 당초 기상청 관측보다 10여일 이르게,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개화한 것은 3월 하순 중부지방의 이상 고온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26일부터 낮 최고기온이 20~24도로 올라 평년보다 무려 8~11도 높았다. 2, 3월 서울의 평균 기온도 각각 1.9도와 7.2도로 평년보다 1.5도씩 높았다.
최근 이상 고온 현상은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지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가 크게 증가한데다 강수량이 평년 대비 3분의 1도 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3월 말 이상고온을 비롯해 올해 2, 3월 기온이 전반적으로 높아 3월 중순부터 개화하는 개나리, 진달래 등도 지역별로 사나흘씩 일찍 꽃을 피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열리는 봄꽃 축제는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 13~20일로 예정된 여의도 봄꽃 축제는 벚꽃이 질 무렵 열릴 가능성이 높다. 서울의 벚꽃 만개 시기는 다음달 4~6일이고, 만개 후 일주일 정도면 꽃이 진다. 한편 초여름 날씨는 한동안 이어지다 4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온 뒤 평년 기온(낮 최고 13~19도)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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