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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진보·보수 갈등은 자연스런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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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진보·보수 갈등은 자연스런 현상"

입력
2014.03.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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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진보ㆍ보수의 갈등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면서 갈등을 억지로 잠재우려 하면 더 큰 분열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교회의는 최근 발행한 기관지 '경향잡지' 4월호에서 "요즘 한국 천주교회 안에서도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진보와 보수로 갈라지면서 갈등과 분열의 양상이 자주 발견된다"며 "교회가 분열돼서는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갈등과 분열은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진보와 보수가 상생하고 공생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수반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갈등을 잠재우려고 인위적인 봉합을 시도하거나 억지로 한 목소리를 만들려고 할 때 오히려 더 큰 분열이 초래되고 말 것"이라면서 "보수, 진보를 고집하며 '나는 바오로 편이다' '나는 아폴로 편이다' 등 편 가르기를 한다면 우리 교회도 초창기 코린토(고린도) 교회와 같은 아픔과 시련과 내홍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교회의는 "아픔을 겪고 있는 한국 교회가 신앙 안에서 이런 문제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경향잡지 편집인을 맡고 있는 이기락 신부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갑의 입장에 있고 학교에서는 우등생이 열등생을 무시하며 직장에서는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홀대하고 동네에서는 임대 아파트 주민들이 차별을 겪고 있다"며 "함께 사는 세상이 아니라 아흔아홉 개를 가진 부자가 가난한 이들의 하나를 탐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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