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영어 공부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전공과목 공부의 두 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대입을 위해, 대학에 가서는 취업을 위해 '영어 스펙'에 매달리는 현실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30일 공개한 '대학생의 교육투자에 따른 희망임금과 취업 선호도'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대학 3∼4학년 1,123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 정규 수업을 제외한 대학생들의 주간 학습시간은 평균 8.89시간이었다. 이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영어로 3.94시간이었다. 이어 공무원시험 공부(2.4시간), 전공 공부(1.98시간), 제2외국어 공부(0.51시간), 교육훈련(0.1시간)이 뒤를 이었다.
이런 공부에 들인 사교육 비용은 연간 평균 20만5,100원이었다. 이중 절반에 달하는 10만1,600원을 영어 사교육에 쏟았다. 전공 공부를 위한 사교육에는 4만7,700원이 들어가 영어에 들인 돈의 절반 이하였다. 또 공무원 시험을 위한 사교육에는 4만1,900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보면 여학생의 공부 시간이나 투자 비용이 남학생을 앞질렀다. 여학생의 공부시간은 9.74시간으로 남학생(8.39시간)보다 길었고 사교육 비용도 여학생이 30만500원으로 남학생(14만9,200원)의 두 배 정도였다.
대학 소재지별로 보면 서울의 대학생이 일주일에 10.47시간을 공부해 지방(8.38시간)이나 서울 외 수도권(7.32시간) 대학생보다 학습시간이 길었다. 사교육 비용은 수도권(28만2,000원), 서울(23만1,000원), 지방(17만4,000원) 순이었다.
전공 계열별로는 교육계열 학생이 14.32시간으로 가장 많이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사회계열(10.79시간), 자연계열(9.02시간), 공학계열(8.35시간)로 나타났다.
공부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많을수록 학생들이 받고 싶어하는 임금 수준도 높았다. 일주일 공부시간이 2시간 미만인 학생들의 희망 임금은 월 평균 205만원이었지만, 2시간 이상∼14시간 미만은 212만9,000원, 14시간 이상은 221만1,000원이었다.
또한 사교육에 전혀 투자하지 않은 학생들의 희망 임금은 210만원, 연간 사교육비가 24만원 미만인 학생은 213만4,000원, 24만원 이상은 214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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