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고졸 루키’ 임지섭(19)이 일을 냈다.
임지섭은 30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프로 무대 첫 승을 거뒀다. 75개의 공을 던지면서 직구 최고 시속은 149㎞였고 삼진 2개, 4사구가 4개였다. 무엇보다 직구가 63개(슬라이더 9개, 포크볼 3개)일만큼 극단적인 속구 위주의 피칭을 했지만 두산 타자들은 쉽게 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제구를 가다듬으면 대성할 투수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
LG 구단 역사상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야구를 통틀어도 4번째 나오는 진기록이다. 역대 1호 기록의 주인공은 롯데 김태형. 1991년 4월24일 부산 OB(현 두산)전에서 달성했다. 이후 2002년 4월9일 KIA 김진우가 광주 현대전에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2006년 4월12일 한화 류현진(현 LA 다저스)이 잠실 LG전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임지섭은 구단 최초로 개막 시리즈 선발로 나선데 이어 승리까지 챙기는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2회말 실점 장면은 아쉬웠다. 선두 타자 5번 홍성흔을 포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6번 이원석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7번 양의지의 우전 안타로 계속된 1사 1ㆍ3루. 임지섭은 김재호에게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내주며 1점을 허용했다. 그래도 나머지 이닝은 몸쪽 직구를 자신 있게 꽂아 넣으며 지난해 팀 타율 1위(0.289)의 두산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두산 중심타선 중 임지섭에게 안타를 때린 건 4회 홍성흔이 유일했다.
임지섭은 경기 후 “첫 등판이라 쉽지 않았는데 승리 투수가 돼 기쁘다”며 “어제 훈련 끝나고 선배님들이 점수를 많이 내줄 테니 편하게 던지라고 하셨다. 선배님들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계속해서 좋은 성적 올리는 투수가 되겠다. 앞으로도 자신 있게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김기태 감독은 “오늘 팬들께 좋은 경기 보여드리게 돼 기쁘다. 특히 임지섭의 첫 선발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좋은 투수가 나와서 팀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잠실=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잠실=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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