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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도, 남북철도 운행되면 러시아서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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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도, 남북철도 운행되면 러시아서도 달린다

입력
2014.03.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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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기술연구원, 표준궤(한국)ㆍ광궤(러시아)서 운행 가능한 궤간 가변 열차 기술 개발, 남북 철도교류 활성화 땐 3년 내 상용화 전망, 내구성ㆍ경제성으로 유럽까지 장기 노선보다 동북아 순환노선 적합 예상

우리나라 철도와 궤도 폭이 다른 러시아에서도 국내 열차의 운행이 가능한 기술이 개발됐다. 3년 내 상용화가 예상돼, 남북 간 철도운행이 활발해지면 국경에서 환적(換積) 등의 불편 없이 철도를 이용해 국내 승객 및 화물을 유라시아 대륙 곳곳으로 수송할 수 있게 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한국철도 표준궤(폭 1,435㎜)와 러시아철도 광궤(1,520㎜)에서 모두 운행할 수 있는 ‘궤간(軌間) 가변 열차’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2004년 개발에 착수한 지 10년 만이다. 철도기술연구원은 2000년(경의선), 2002년(동해선) 남북한 철도 단절 구간 연결사업이 착공되고, 러시아가 2004년 북한철도 현대화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남ㆍ북ㆍ러시아 간 철도협력이 가시화하자 연구에 착수했었다.

바퀴축 변환 원리는 단순하다. 일반열차는 양쪽 바퀴가 고정축 하나로 연결돼 있다. 하지만 궤간 가변 열차는 차축 가운데에 특수바퀴와 바퀴축을 고정시키는 잠금장치를 설치해 놓았다. 이에 따라 열차가 한ㆍ러 국경 하산역에 도착하면 30m 길이의 궤도변환 구간을 통과하면서 스프링의 원리에 따라 잠금장치가 해제돼 바퀴축이 자동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들면서 표준궤와 광궤간의 변환이 이뤄진다. 궤도변환 구간의 통과 속도는 시속 10~30㎞이며 무정차로 진행된다. 이 방식이 실용화되면 기존의 환적이나 열차바퀴 교체 방식에 비해 5~7시간이 절약된다.

철도기술연구원은 궤간 가변 열차가 상용화되면 기존 환적 때보다 1.2~2.8배 경제적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용화는 세계철도연맹 기준으로 500회 궤간변경 및 10만㎞ 주행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남북한 간 철도운행이 시작된 후 3년 내 가능할 전망이다. 홍순만 철도기술연구원장은 “최근 가시화하는 유라시아 동반발전 전략에 필요한 한-러 철도 연결의 첫 단추를 궤간가변 열차로 꿰었다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론상 궤간 가변 열차는 부산을 출발해 유럽까지 운행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유효 거리는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극동, 몽골, 중국 동북3성 등을 순환하는 2,000~3,000㎞가 적합할 전망이다. 궤간 가변 열차는 바퀴축 절삭에 따라 운행거리가 길어질수록 일반열차의 단일 바퀴축보다 고장 우려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또 장거리 운행 때는 시간 단축 효과가 줄어든다는 점도 제약 요인이다. 일반 화물열차로 우리나라에서 블라디보스톡역까지 갈 경우 러시아 하산역에서 광궤로 전환돼 20시간이 걸린다. 반면 궤간가변 열차는 하산역에서 무정차로 통과가 가능해 13시간이면 충분해 7시간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유라시아 횡단열차를 통해 부산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가면 20일(480시간)이 걸리지만 하산역과 표준궤인 폴란드 뻬레스폴역을 무정차 통과해봐야 14시간 절약에 그쳐 총 수송 시간 대비 경제적 효용성이 낮다.

한편 해외에서는 스페인(1,660㎜)-프랑스(1,435㎜), 폴란드(1,435㎜)-리투아니아(1,520㎜)에서 궤간 가변 열차가 운행 중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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