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서답 점괘’를 귀담아야 하는 이유
점을 볼 때 가끔 ‘동문서답 점괘’로 손님과 옥신각신한다. 가령 궁합이 궁금해서 찾아 왔는데 교통사고를 조심하라고 하면 처음엔 ‘뭐 이래’ 하는 반응을 보이고, 원하지 않는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면 불쾌한 반응을 보인다. 단순한 동문서답이면 언쟁으로 끝나지만 ‘남편이 곧 죽는다’ ‘사업이 위태롭다’ 등 극단적인 점괘가 나오면 욕설이 나오고 몸싸움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무당이 동문서답을 하는 것은 그 사안이 더 위중하고 다급하기 때문이다. 이는 무당의 의지라기보다는 청문했을 때 신이 그렇게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공수를 한 것이다. 나 역시 동문서답 공수를 종종 한다. 대입 정시모집 원서 마감한 후 학부모가 딸의 합격 여부가 궁금해 왔는데 생각도 못한 공수가 손님은 물론 나도 깜짝 놀라게 했다.
“아들이 사람을 죽이려고 하네.”
“무슨 소리 하는 겁니까?”
“빨리 집에 가서 아들 가방 뒤져봐. 칼이 나올 거야.”
“이 아줌마가 정신이 어떻게 됐나…”
엉뚱하면서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말만 하니 아주머니는 버럭 화를 내고 가버렸다.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은 것도 아니고 조만간 다시 올 것 같아 복채도 받지 않고 보냈더니 다음날 풀이 죽은 모습으로 왔다. 죄송하다는 말로 인사를 하더니 자리를 잡자마자 다시 찾아온 사연을 말했다.
혹시나 싶어 아들 가방을 뒤져 봤더니 신문지에 싼 칼을 발견했다고 한다. ‘웬 칼이냐’고 다그쳤더니 평소 괴롭히던 동료를 찌를 계획이라고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남편과 아들을 달래고 얼러서 겨우 설득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앞서 말했듯이 ‘동문서답 점괘’는 신의 공수이기 때문에 정확성이 높다. 점을 볼 때 생뚱맞은 점괘가 나오면 화부터 내지 말고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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