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 2위 팀인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가 내달 2일부터 시작하는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맞붙는다. 창단 17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LG는 내친김에 통합 우승까지 노리는 반면 모비스는 통산 5번째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5회 우승은 역대 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전주 KCC)이다. 양 팀은 올 시즌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3승3패로 팽팽히 맞섰지만 정규리그 우승이 걸린 지난 7일 마지막 맞대결에서는 LG가 웃었다.
패기의 LG냐, 경험의 모비스냐
LG의 강점은 패기다. 김시래(25)와 김종규(23) 등 주축 선수들이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베스트 5 모두 스피드를 갖춰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 능력을 자랑한다.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은 “속공이 굉장히 좋은 팀”이라고 경계했다. LG는 또 부산 KT와의 4강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끝내면서 체력을 아꼈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모비스와 달리 조상열(25), 박래훈(25), 기승호(29), 김영환(30) 등 선수층도 두텁다. 김진(53) LG 감독은 “시리즈가 길어진다면 우리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모비스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지난 시즌 우승 주역 양동근(34), 함지훈(30), 문태영(36) 등이 건재하다. 정규리그 우승을 내준 만큼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함지훈은 “LG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챔프전에서 체력 등을 핑계대지 말자고 했다”면서 “선수들의 나이도 많고 팀의 가용 인원도 적지만 4강에서 보여준 집중력을 챔프전까지 유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태종-문태영 형제 대결 성사
문태종(39ㆍLG)과 문태영 형제가 정상 문턱에서 만났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의 챔피언 결정전 ‘형제 대결’이다. 둘은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다. 지난 7일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공을 다투던 도중 서로 충돌하며 문태영은 찰과상을 입고 팔에 피를 흘리기도 했다. 문태영은 “피를 봤을 때 많은 자극이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한 뒤 “아직도 상처가 남아있다”고 이를 악물었다.
문태종 역시 어느 때보다 의욕을 보이고 있다. 동생은 지난 시즌 챔피언 반지를 꼈지만 아직 자신은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문태종은 “동생이 우승을 한번 했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우승 반지를 가져가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