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135개의 대포를 쏘아 올린 그 명성 그대로였다. SK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개막전부터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스캇은 29일 인천 넥센전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0-1로 뒤진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밴 헤켄의 시속 141㎞짜리 직구를 걷어 올려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25m. 한국 야구 데뷔 첫 홈런이자 올 시즌 외국인 타자 1호 홈런이다. SK 외국인 타자로는 2006년 6월13일 잠실 두산전에서 나온 피커링의 홈런 이후 2,846일 만에 나왔다. 스캇은 풀카운트 승부에서 7구째 직구가 몸 쪽 낮은 코스로 날아오자 힘껏 잡아 당겼다. 맞은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빨랫줄처럼 날아갔다.
이날 스캇의 가장 돋보였던 점은 선구안이다. 스트라이크 존에만 들어오면 어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했고, 6회 세 번째 타석에선 2스트라이크로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렸지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다. 비록 1루 땅볼로 잡혔으나 타구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선 넥센 셋업맨 한현희의 유인구에 속지 않고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스캇의 성적은 4타석 2타수 1안타 2볼넷. 무려 세 차례나 출루했다. 3번 최정과 5번 이재원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SK로서 아쉽지만 일단 스캇이 기대 만큼의 파괴력과 찬스 메이킹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은 개막전 패배(3-6)에도 위안을 삼을 만 했다.
인천=김지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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