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족관에서 '갇힌 삶'을 사는 돌고래는 2,000마리 이상이다. 국제야생동물보호단체인 본프리재단에 따르면 세계 각지에 343개 수족관이 있고 이 중 돌고래를 포획ㆍ수출하는 유일한 국가인 일본에 가장 많은 57개가 있다. 이어 중국(44곳), 미국(34곳), 러시아ㆍ멕시코(각 24곳) 순이다.
그러나 서식지 파괴와 동물학대 논란으로 돌고래 수족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거나 운영을 금지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1970년대만 해도 36개 돌고래 수족관이 있던 영국에서는 그 수가 줄어 1993년 자취를 감췄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13개국에서 돌고래 수족관을 찾아볼 수 없다.
개발도상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돌고래 수족관의 추가 건립을 제한했다. 크로아티아ㆍ헝가리ㆍ슬로베이나ㆍ스위스는 수족관에서 고래류 사육을 금지했다. 그리스 의회는 2012년 돌고래를 포함한 동물쇼를 법으로 전면 금지했다. 그리스의 아티카동물원이 법 개정을 요구했으나 의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수족관 대신 자연에서 고래의 실제 모습을 관찰하는 관광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찬혁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돌고래쇼나 체험 프로그램은 동물을 흥밋거리로 대상화한다는 측면에서 아이들에게 결코 교육적이지 않다. 호주, 노르웨이처럼 자연을 보호하고 지역경제도 살리는 생태관광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항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활동반경이 넓은 돌고래는 수족관에서 키우기 부적절한 대표적인 동물"이라며 "생태관광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당장 어렵다면 수족관을 넓히거나 야생과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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