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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매년 2만여 마리 무분별 포획… 훈련 고통에 절반은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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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매년 2만여 마리 무분별 포획… 훈련 고통에 절반은 폐사

입력
2014.03.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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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카야마현 타이지(太地町)에서는 매년 9월 1일 포경선이 고동소리를 울리며 출항한다. 다음해 3월까지 이어지는 돌고래 대학살의 전주곡이다. 환경단체는 세계 유일의 돌고래 수출지인 이곳에서 매년 2만3,000여마리의 돌고래가 사냥당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돌고래는 국제포경협회에서 '작은 고래'로 분류돼 포경 금지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타이지 어민들은 돌고래 습성을 이용해 한번에 수백마리의 돌고래를 잡는다. 어부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바다에 잠수해 바위를 두드리며 소음 벽을 만들면, 청각에 민감한 돌고래들이 소리에 놀라 U자 형태의 타이지 포구로 몰린다. 포구에 미리 설치해 둔 그물에 수백마리씩 걸려들게 된다.

어민들은 우선 전시용으로 판매할 어리고 예쁜 돌고래를 골라낸다. 잡힌 돌고래들은 순치(順治)과정을 거치는데, 2~3주간 굶긴 뒤 죽은 물고기를 던져 줘 자연 상태에서 살아있는 물고기만 먹던 습관부터 바꾼다. 3개월간 길들여진 돌고래는 5마리가 6,000만~7,000만원에 팔리는'상품'이 된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돌고래의 절반은 순치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폐사하고, 살아남은 돌고래들도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돌고래를 수입하는 주요 국가 중에는 우리나라도 포함된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서울대공원 돌고래 제돌이를 방류, 국제적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2002~2012년 타이지에서 포획된 1,203마리 중 21마리를 수입했다. 이미 전국 7개의 돌고래 수족관이 있지만 4월 경남 거제 씨월드가 문을 여는 등 수족관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 씨월드에 투자한 중국계 싱가포르인 사업가 림치용씨는 2016년 개장을 목표로 동부산관광단지에 해양수족관을 짓고 있고, 제주, 여수에서 아쿠아플라넷을 운영하는 한화도 강원 속초에 돌고래 수족관을 건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형주 동물자유연대 팀장은 "한국 같은 수요가 있는 한 타이지의 무분별한 포획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외에 중국 242마리ㆍ우크라이나 16마리, 이란ㆍ터키ㆍ필리핀이 12마리씩 마리당 1,500만~6,000만원에 사들였다.

전세계 환경단체들은 9월 1일을 '일본 돌고래의 날'로 지정하고 세계 곳곳에서 돌고래 반대 시위를 벌인다. 2012년에는 50여개 도시에서 시위가 열려 일본 정부로 하여금 돌고래 사냥을 일찍 끝내도록 압박하기도 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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