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크림 자치공화국 합병이 문화재 귀속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시를 위해 합병 전 해외로 반출된 크림의 문화재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27일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알라르드 피르손 고고학 박물관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크림: 금과 흑해의 비밀'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8월말까지 이어지는 전시회 속 수백 점의 문화재는 4곳의 크림 박물관과 키예프 박물관 등 5곳의 우크라이나 박물관이 대여한 금, 장신구 등 스키타이 유물이다. 기원전 6~3세기 러시아 남부와 우크라이나 남부에 거주한 이란계 스키타이족의 유물은 인류의 철기문명이 처음 꽃피우며 남긴 것들로 매우 귀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크림공화국이 러시아에 합병 전 유물들이 반출됐고, 국제사회도 여전히 합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유물들의 우크라이나 귀속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물들이 원래대로 크림공화국에 반환되든지, 러시아로 이전돼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러시아 인사들이 유물들의 미국 밀반출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논쟁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우크라이나 문화부는 최근 암스테르담 박물관과 논의했다며 유물들이 우크라이나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으나 러시아의 반발은 계속 되고 있다.
한편 유엔은 이날 총회를 열고 찬성 100, 반대 11, 기권 58로, 러시아와 크림 자치공화국 합병 무효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당초 결의안 채택이 193개 회원국의 압도적 찬성을 얻을 거란 기대에는 못 미친데다 결의안 자체에 법적 강제성이 없어 러시아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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