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의 촬영이 30일 서울 마포대교 일대에서 시작된다. 마포대교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양방향 모두 통제되는 상황에서 시민과 취재진이 몰려 큰 혼잡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나 정작 배우들의 얼굴과 실제 촬영 모습은 구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벤져스2'의 국내 촬영은 4월 14일까지 16일 동안 이뤄진다.
28일 영화계에 따르면 '어벤져스2' 촬영팀은 시민과 취재진이 촬영에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해 두 개 이상의 통제선을 형성한 뒤 촬영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어벤져스2'의 마케팅 관계자는 "시민의 안전과 원활한 교통 소통이 통제의 우선 원칙이라 통제선을 하나만 두려 한다"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커 추가 통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중ㆍ삼중의 통제선을 뚫지 않는 한 영화 촬영 모습을 구경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내한이 확정된 할리우드 스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촬영 현장을 찾아간다 해도 배우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현재 내한이 확정된 배우는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번스 단 한 명이다. 임신한 스칼릿 조핸슨은 한국 촬영 불참을 최근 공식 발표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컴퓨터 그래픽(CG)에 의존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특성상 많은 배우가 내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공상과학(SF)영화의 경우 실내 스튜디오에서 파란색을 배경으로 배우들이 연기하고 CG로 다른 화면을 합성하는 방식의 촬영기법을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일정이 바쁜 유명 배우들이 굳이 서울을 방문하면서까지 연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민과 취재진이 운 좋게 배우의 모습을 본다 해도 초상권 때문에 이들의 얼굴을 사진이나 동영상에 담아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어벤져스2'의 국내 관계사인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영화 고유의 저작권, 배우의 초상권에 위배되거나 영화 현장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어벤져스2'가 가져올 고용 효과와 도시 홍보 효과에 대한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어벤져스2'에 한국 관련 분량이 20분 담길 것이며 이에 따라 국가 홍보 효과가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강하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관계자는 "'어벤져스2' 제작진이 외국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 신청서를 낼 때 한국 관련 분량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영화의 편집권이 그들 것이라 우리가 뭐라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어벤져스2' 제작진은 한국 촬영 기간 중 13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며 영진위의 외국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사업에 따라 사용 금액의 30%를 돌려 받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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