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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구부서 후배들 집단 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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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구부서 후배들 집단 구타

입력
2014.03.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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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한 명문 사립대 축구부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을 모아놓고 몽둥이로 때리는 등 집단 구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S대학교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축구부 주장을 포함한 4학년생 9명은 이달 25일 저녁 기숙사에서 후배 20여명을 모두 집합시켰다. 곧이어 4학년생들은 욕설 등 폭언을 퍼부었고 이후 학년별로 차등을 둬 몽둥이로 후배들을 집단 구타하기 시작했다. 엎드려뻗쳐 자세에서 3학년생은 10대를, 1ㆍ2학년생은 각각 20대씩 때렸다.

이날 집단 구타는 축구부에 적응하지 못한 신입생 1명이 몰래 기숙사를 빠져나갔다가 부모의 손에 이끌려 축구부로 돌아오자 "후배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이유로 행해졌다. 이 신입생은 선배들의 과도한 '군기잡기'에 적응하지 못해 축구부를 떠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구타를 당한 아들이 걷기도 힘들어한다"면서 "이젠 맞으면서 운동하는 시대도 아니고 운동하는 아이들을 걷지도 못할 정도로 때린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부모들은 축구부 감독과 코치가 구타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학생들의 구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던 A코치는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되자 "(구타 사건) 당일 분위기가 이상해 주장에게 물었는데 '기강을 잡았다'는 말을 들어 대충 예상은 했다"고 말을 바꿨다. A코치는 집단 구타 발생 후 학생들을 상대로 상황 파악도 하지 않았고 학교측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A코치는 "다음날 축구부 2014년 시즌 출정식이 있었고 연습경기도 잡혀 있어 상황을 파악할 경황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해외 출장중인 B감독은 전화 통화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관리 책임이 있는 감독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학생과 학부모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학측은 "학생들을 상대로 사실여부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며 "구타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합당한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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