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조업 4.0시대] <하> 중화학의 변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조업 4.0시대] <하> 중화학의 변신

입력
2014.03.27 18:35
0 0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현장 직원들이 매일 아침 스마트폰을 보며 업무를 시작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철광석을 녹여 선철을 만드는 고로, 슬래브를 가공하는 열연ㆍ냉연 설비 등이 적정 속도로 가동되는 지 확인할 수 있다.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 수량 및 재고 현황, 안전 정보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런 작업이 가능해진 건 제철소 내 모든 설비에 무선인식전자태그(RFID)가 부착돼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든 직원이 설비에 접근하면, RFID에 담긴 해당 설비의 이력 및 가동 정보가 화면에 뜨고 이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전 공장을 관리하는 '통합모니터링센터(IMC)'로 전송된다. IMC에선 현장에서 보내는 갖가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한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업무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기 업무를 수시로 확인하는 동시에 유휴 인력을 다른 작업에 투입할 수도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화 바람은 대표적 '굴뚝산업'인 중화학공업도 예외가 아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실은 중후장대산업일수록 더 필요하다. 대규모 단지 안에서 많은 자재와 원료를 취급하기 때문에 스마트화를 통해 비용을 조금만 줄이고 효율을 조금만 높여도 엄청난 성과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생산현장에 스마트한 변화를 가져온 건 새롭게 구축한 업무 관리 시스템 '포스피아 3.0' 덕분이다. 생산현장인 제철소부터 이를 지원하는 구매, 판매, 마케팅, 기획, 재무까지 모든 작업 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표준화 한 것. 회사 관계자는 "가장 큰 장점은 사전점검이 용이해졌다는 점"이라며 "미리미리 체크할 수 있다 보니 2011년 0.29% 수준이전 설비장애율이 1년 뒤 0.12%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SK그룹의 에너지 부문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각종 공정에 '지능'을 더했다. 대표적인 예가 정유공정에 들어가는 수천 가지 휘발유의 배합비를 최적의 상태로 결정하는 소프트웨어 '페가수스'다. 2012년 개발된 이 프로그램은 ▦설비조건 ▦원유 성질 ▦재고현황 ▦생산 및 출하 계획 등의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산설비에 반영하는데, 매 순간 각 원료가 얼만큼 필요한 지 정확하게 측정해준다. 지난해 3월 울산 정유공장에 최초로 적용됐고 연간 약 15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정보전자소재 생산 과정에도 적용됐다. 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들어있는 회로기판 핵심소재인 '연성동박적층판(FCCL)'은 기기와 모델에 따라 크기, 모양, 두께가 제 각각이라 제품만도 수십 종이다. 때문에 제품별 재고량이 들쭉날쭉해 일부는 수요량을 못 맞출 때도 있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2년 제품 출하실적과, 재고, 영업 현장의 요청물량 등을 검토해 단시간에 최적화된 생산계획을 자동으로 수립하는 시스템을 개발, 연말부터 현장에 적용해 생산량을 10% 가량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엔 현장 직원의 경험과 직감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품질의 균일함도 떨어지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ICT기기를 접목하면서 더욱 유연하고 능동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