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친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북지방경찰청은 27일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체육관을 부실하게 시공해 참사를 초래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관련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이 신청된 사람은 리조트 사업본부장 김모(56)씨와 리조트 시설팀장 이모(52)씨, 원청업체인 S종합건설 현장소장 서모(51)씨, 강구조물 업체의 대표 임모(54)씨와 현장소장 이모(39)씨, 건축사무소 대표 이모(42)씨다. 2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리조트 총지배인 박모(50)씨 등 4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S종합건설 대표 박모(51)씨 등 12명은 건설산업기본법과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리조트 사업본부장 김씨는 시설팀장 이씨 등과 함께 사고 발생 전 계열사 직원 280명을 지원 받아 진입로와 골프장 등에 대한 제설작업을 하면서 정작 체육관 지붕의 눈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누적적설량(리조트 자체 집계)은 145㎝에 달했고, 붕괴 당시 체육관 지붕에는 1㎡당 경주지역 적설하중 설계 기준(50㎏ 이상)의 2배가 넘는 114㎏의 눈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체육관 시공 과정도 총체적 부실로 드러났다. 공문서 변조를 통해 편법으로 건축허가를 받았고, 주기둥과 보 등도 구조계산서와 달리 강도가 떨어지는 자재를 사용했으며, 시공도 원칙대로 하지 않았다.
경찰은 리조트 대표 안모씨에 대해서는 리조트가 사업본부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 형사 입건하지 않았다.
수사본부장인 배봉길 경북경찰청 차장은 "이번 수사를 통해 인허가 단계부터 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등 총체적 부실에 따른 참사임이 규명됐다"며 "건축구조설계기준의 적설하중에 대한 제도개선 등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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