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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어디서·어떤 각도로 풍경 찍느냐는 일종의 아이디어… 대한항공 광고 '솔섬' 저작권 침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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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어디서·어떤 각도로 풍경 찍느냐는 일종의 아이디어… 대한항공 광고 '솔섬' 저작권 침해 아니다"

입력
2014.03.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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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솔섬(정식명칭 속섬)을 둘러싸고 대한항공과 영국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 간에 벌어진 저작권 공방에서 27일 법원이 대한항공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는 케나의 한국 에이전시인 공근혜갤러리가 케나의 사진 '솔섬'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대한항공이 광고에 사용한 솔섬 사진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문제의 사진은 2007년 케나가 강원 삼척시 원덕읍의 속섬을 찍은 것이다. 빽빽한 소나무가 물에 비친 모습을 찍은 '소나무들(Pine trees)'로 인해 조용하던 섬이 유명해졌고 원래 이름보다 사진 제목을 따라 '솔섬'으로 더 자주 불리게 됐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2011년 8월 대한항공이 TV광고 '우리(에게만 있는)나라-솔섬 삼척편'에 속섬의 사진을 쓰면서다. 아마추어 사진작가 김성필씨가 찍은 이 사진은 17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입선한 작품이다. 공근혜갤러리는 이 사진이 케나의 사진을 모방한 것이라며 지난해 7월 대한항공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갤러리 측은 "대한항공이 2010년 케나를 초청해 전시를 하려다가 무산된 적이 있기 때문에 이 사진이 케나의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모를 수 없다"며 "광고 제목도 속섬이 아니라 케나 때문에 생긴 이름인 솔섬으로 달았다는 것이 (모방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두 사진은 표현 형식이 전혀 다르다"며 "누구나 찍을 수 있는 풍경이라는 피사체를 단순히 비슷한 구도로 촬영했다고 해서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고 맞섰다. 대한항공은 케나의 사진과 비슷한 구도로 그보다 먼저 속섬을 찍은 사진작가 옥맹선씨와 아마추어 사진가 박유필씨의 사진을 법원에 제출했다. 올해 1월에는 케나가 법정에 증인으로 서면서 공방이 더욱 치열해졌다.

그러나 이날 법원은 두 사진 간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자연물이나 풍경을 언제, 어디서, 어떤 각도로 촬영하느냐의 선택은 일종의 아이디어로서 저작권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며 "두 사진은 촬영한 계절과 시간, 사진의 비례, 빛의 방향,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모두 달라 유사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이와 관련해 "이번 판결로 대한항공이 어떠한 위법행위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밝혀져 기쁘다"며 공근혜갤러리를 대상으로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비롯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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