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소화(消火)용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근무 중이던 50대 협력업체 직원이 숨졌다. 인근 화성사업장에서 불산이 누출돼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지 1년여만이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9분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지하 변전실에서 소방설비가 오작동을 일으켜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살포됐다. 변전실에는 45㎏들이 액화 이산화탄소 탱크 50개가 연결돼 있으며 오작동으로 탱크 안의 가스가 전량 살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후인 오전 5시11분쯤 삼성전자 자체 구조대가 출동, 현장 조치하던 중 오전 6시 15분쯤 설비를 운영ㆍ관리하는 협력업체 F사 직원 김모(52)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하지만 김씨는 오전 7시8분쯤 숨졌다. 당시 구조대는 현장에 출동해 조치를 하면서도 김씨가 변전실 안에 있다는 사실을 1시간여 동안이나 알지 못했다.
경찰과 삼성전자는 소방 센서가 변전실 내부에 화재가 난 것으로 잘못 감지해 소화용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안에 있던 김씨가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조사관 등 10명을 현장에 파견, 별도로 사고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상황이 아닌데다 삼성전자가 자체 구조대를 운영하고 있어 소방서에 신고할 의무는 없다"며 "다만 소방설비가 오작동한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관을 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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