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냐, 탁상공론이냐?
서울 촬영을 앞둔 할리우드 영화 에 대한 한 갑론을박이 쏟아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창조경제의 좋은 예라고 칭찬한다. 국무총리까지 직접 나서 한국의 위상을 알릴 좋은 기회라고 칭찬했지만 일각에서는 탁상공론에 따른 국가 홍보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
어벤져스2는 어떤 영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등 영웅이 총출동한 영화 는 2012년 개봉해 15억 달러(약 1조 6,092억원) 수익을 올렸다. 역대 흥행 3위에 해당하는 기록. 는 한국에서만 관객 707만 4,867명을 동원했었다.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는 속편 (어벤져스2)을 제작하고 있다. 제작진은 30일부터 마포대교와 청담대교, 상암동, 강남대로 등에서 크리스 에반스(캡틴 아메리카), 스칼렛 조핸슨(블랙 위도우) 등이 출연하는 장면을 촬영한다.
서울 상지초등학교와 상암초등학교에서는 촬영이 화제다. 4월 2일부터 4일까지 월드컵 북로 양방향을 전면통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초등학생들은 “캡틴 아메리카를 보러 가자” “아이언맨은 출연하지 않느냐?”며 흥분했다. 교통 통제 시간은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런 까닭에 학생과 달리 학부모는 등하교에 지장이 없는지를 묻느라 바쁘다.
경제효과 2조원?
한국관광공사와 정부는 서울 촬영의 경제효과가 2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촬영지인 뉴질랜드 통가리로산이 관광명소가 된 것처럼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62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제작사인 마블 스튜디오에 서울 제작비 30%를 현금으로 지원한다. 마블 스튜디오가 서울 촬영에 100억~13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니 정부가 마블 스튜디오에 약 3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그러나 가 국가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반론도 있다. 외국 영화팬이 를 보고 서울에 호감을 가질지, 한국을 관광할 마음을 가질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앞장선 국가 홍보 사업에 장밋빛 경제효과는 많았으나 구체적인 결과가 수치로 드러난 적이 드물다는 이유로 서울 촬영을 탁상공론식 국가홍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스크린 투어리즘?
할리우드 영화 이 흥행에 성공하자 뉴질랜드 관광객이 급증했다. 당시 뉴질랜드 배우노조가 근로조건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촬영을 거부하자 뉴질랜드 정부는 각종 수당과 휴가를 보장하지 않도록 노동법을 바꿨다. 이른바 스크린 투어리즘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그러나 뉴질랜드 정부가 영화 촬영을 위해 노동법을 꼭 바꿔야만 했는지, 한국 정부가 막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할리우드 영화사에 특혜를 주는 게 옳은지를 묻는 반론도 있다. 영화계에는 정부와 관공서, 공기업이 한국 영화 제작에는 협조하지 않으면서 할리우드 영화에만 관대하다는 시각도 있다.
봄을 맞아 활짝 피고 있는 개나리 대신 촬영 현장을 구경하러 간다는 소리도 많이 들린다. 그러나 ‘국가 홍보’라는 이유로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곳곳에서 국민의 발을 꽤 오랜 시간 동안 묶어도 되느냐는 비판도 있다.
촬영으로 한국이 누릴 경제적 효과가 2조원대에 이르는지,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의 마케팅에 휘둘렸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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