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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응수 대목장 기증목까지 횡령 국민을 우롱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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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응수 대목장 기증목까지 횡령 국민을 우롱했나

입력
2014.03.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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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ㆍ광화문 복원공사 도편수(목공 총책임자) 신응수(71) 대목장이 금강송 4주(株)와 국민기증목 154본(本)을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 목조건축 최고 권위자로 수십 년간 쌓아온 명성이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였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관급목재 등을 빼돌린 신 대목장과 공사비를 횡령한 광화문 복원 시공사 J건설 대표 김모(75)씨, J건설로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은 문화재청 공무원 2명 등 비리 관련자 24명을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 대목장은 2008년 문화재청이 광화문 복원용으로 공급한 금강송 36주 가운데 4주(감정가 6,000만원)를 자신이 운영하는 강원 강릉시 W목재에 보관하고, 2012년 5월 숭례문 복구용으로 제공된 국민기증목 338본 중 154본(약 4,200만원)을 경복궁 수라간 공사에 임의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다. 신씨는 경복궁 복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J건설에 2,500만원을 건네고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을 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신씨는 문화재청에 "기둥 등으로 쓸 금강송을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다"고 보고해 금강송을 받아낸 뒤 4주를 빼돌리고 자신이 갖고 있던 일반 소나무를 대신 사용했다. 하지만 감리업체 등에는 금강송을 모두 썼다고 허위 보고했다.

김씨는 신씨가 운영하는 S사 등 8개 문화재수리업체에 자격증을 빌려주고 6억7,000만원을 챙긴 혐의다. 또 신씨에게서 부풀린 공사비 1억원을 되돌려 받는 등 5개 하도급 업체 대표들과 공모해 공사비 5억원을 빼돌린 혐의(특경법상 횡령)도 받고 있다.

광화문과 경복궁 복원공사를 담당한 문화재청 공무원 6명은 J건설로부터 매월 50만~100만원이나 명절 때 2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중 1,700만원을 챙긴 박모(42ㆍ6급)씨와 1,100만원을 받은 최모(46ㆍ5급)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하고 4명에 대해서는 기관통보했다. 문화재위원 5명도 회의비와 명절선물 명목으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J건설로부터 총 2,730만원을 받았지만 직무 관련성이 적어 입건하지 않았다.

신씨는 경찰에서 금강송 횡령은 인정했지만 기증목을 빼돌린 것에 대해서는 "지시하거나 보고받지 못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신씨 제자는 "기증목 사용 지시를 받았다"고 경찰에 상반된 진술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 뇌물수수 등 문화재 복원공사 비리가 드러났지만 숭례문이나 광화문 공사가 실제로 부실하게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신 대목장에 대해 사법기관 최종 판결 결과에 따라 중요무형문화재 해제 등 필요한 법적ㆍ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금품수수 공무원들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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