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현대ㆍ기아자동차 3대 중 1대는 앞으로 중국에서 만들어지게 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자 생산기지가 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27일 충칭시 위저우호텔에서 정몽구 회장과 쑨정차이 충칭(重慶)시 서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동차사업협력을 위한 전략합작기본협의서 체결식을 갖는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26일 중국으로 출발했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가 추진해온 중국 4공장 설립을 위한 것. 아직 중앙정부 승인 등 최종 결정과정이 남아있지만, 4공장이 들어설 지역이 사실상 충칭으로 굳어졌다는 의미다.
현대차 중국 4공장은 연산 30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하며 내년 말 완공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의 중국내 생산능력은 기존 1~3공장과 합쳐 135만대에 이르게 된다. 특히 1~3공장은 모두 베이징(北京)인근에 위치하고 있는데, 승용차 공장이 중국 서부내륙에 들어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16만대 규모의 쓰촨(四川)성 상용차 공장이 올 상반기 중에 준공된다.
기아차 옌청(鹽城) 1~3공장(총 74만대) 물량까지 더해지면 현대기아차는 중국 본토에서만 225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중국 공장이 모두 풀가동 되고 있고, 지난해 현대기아차 글로벌 생산대수가 756만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현대기아 브랜드의 자동차 3대 중 1대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선 딜러들로부터 생산량 확대요구에도 불구, 인위적 증산을 억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만큼은 공장신설 등을 통해 생산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 그만큼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중국의 신차시장은 2005년만 하더라도 576만대 규모였지만 2009년 1,350만대로 팽창,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수요 8,800만대 중 2,200만대가 중국에서 판매됐을 정도로 중국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시장에서의 순위가 떨어지면 글로벌 순위도 자동으로 떨어지는 만큼 각 업체들이 중국 현지 생산능력 확대에 열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글로벌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중국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 독일 폴크스바겐이 320만대를 팔아 9년 만에 미국GM(316만대)을 누르고 중국 자동차 시장 정상에 올랐다. 반면 세계 최대 생산메이커인 일본 도요타는 92만대를 파는데 5위 밖으로 추락했다. 현대기아차는 164만대를 팔아 '빅3'안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중 현대차의 경우 무려 20.4% 늘어난 103만대를 판매해 중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밀리언셀링'대열에 올랐다.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특징은 한결같이 대규모 현지생산시설을 갖고 있다는 점. 폴크스바겐, GM, 현대기아차 모두 그런 케이스다. 중국인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려면 '현지 생산-현지 판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가 4공장 완공 목표로 잡고 있는 2016년이면 폴크스바겐은 423만대, GM은 380만대, 닛산도 17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공장증설이 불가피 하다"며 "중국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생산거점을 면밀히 검토해 왔으며 충칭시의 유치 노력과 자동차 수요 기반 및 중국 동서부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 등을 고려해 전략합작 기본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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